그룹 레드벨벳이 지난 3일 세 번째 미니앨범 '벨벳 서머'를 발매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이 지난 3일 '벨벳 서머'(Velvet Summer)로 컴백했다. 단체 앨범으로는 2년만, 여름 미니앨범으로는 8년 만의 앨범에서 '여름'과 '벨벳'을 연결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음악적으로는 우아하면서도 부드럽고 은근히 서늘하기도 한 '벨벳'을 담아내는 데 공을 들였다면, 콘셉트 이미지나 뮤직비디오는 조금 더 기묘하고 수상하면서 살짝 오싹하기도 한 분위기가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CBS노컷뉴스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벨벳 서머' 제작기를 요청했다. 두 번째 편에서는 뮤직비디오와 비주얼 이야기를 들어봤다. 뮤직비디오는 김선유 리더, 김보경 담당, 허은지 담당(이하 'MV 담당')이 답변했다. 콘셉트 사진과 실물 앨범 등 전반적인 비주얼은 크리에이티브 비주얼(이하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담당')을 담당하는 손새롬 책임, 강주현 선임, 황재희 담당이 답변했다. 인터뷰는 21일 서면으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레드벨벳 예리.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1. '서핀 보이' 뮤직비디오의 줄거리와 멤버별로 각자 맡은 역할 중심 메시지를 설명해 주세요.MV 담당 : '서핀 보이'는 세이렌과 개구리 왕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레드벨벳이 새롭게 써 내려간 동화입니다. 고전적인 인어와 왕자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개구리족인 '서핀 보이'를 사냥하는 레드벨벳만의 변주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뮤비는 구성적으로 동화와 현실 구간을 넘나들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레드벨벳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서핀 보이'를 사냥하는 세이렌 아이린씨와 예리씨는 레드벨벳의 코어, 즉 과거(history)를 연상할 수 있도록 '피카부'(Peek-A-Boo) 오마주 장면 등을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브리지에 접어들며 앞선 동화를 써 내려간 작가 조이씨와 힘차게 달려 나가는 슬기씨를 통해 현재의 레드벨벳은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따로 있어도 레드벨벳을 떠올리는 웬디씨와 같이 춤추는 멤버들의 엔딩을 통해 함께하는 미래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주체는 레드벨벳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어우러질 수 있게 감독님이 연출을 고안해 주신 터라 팬분들의 다채로운 해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레드벨벳 조이.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2. 과거 발표곡 '피카부' 뮤직비디오에서 피자 배달부 소년이 죽는 듯한 오싹한 이야기가 펼쳐졌죠. 그래서 새 타이틀곡 제목이 '서핀 보이'라는 것이 알려졌을 때부터 '서핀 보이'의 비극적 결말을 예감한 팬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린씨와 친밀해 보이는 남성이 '서핀 보이'인지, 왜 예리씨는 저격수가 됐는지, 그 '서핀 보이'도 결국 저세상으로 가게 된 것인지,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MV 담당 : '서핀 보이'의 기획 목표를 단순히 말씀드리면, '예쁘고 시원한데 이상하게 서늘한' 레드벨벳만의 여름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개구리족 남자들 모두 '서핀 보이'이며, 아이린씨와 친밀해 보였던 남성 역시 그중 한 명입니다. 이들은 결국 레드벨벳에게 붙잡혀 신비한 묘약의 재료가 되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예리씨가 저격수로 등장하는 장면 역시 이들을 사냥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는 곡이 가진 청량한 질감과 어울리는 투명하고 오묘한 여름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레드벨벳 특유의 기묘하고 서늘한 정서를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밝고 아름다운 여름 풍경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누군가가 희생되고, 이야기가 조금씩 섬뜩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구조를 통해 평범한 서머 송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피카부'(Peek-A-Boo)의 피자 배달부처럼 이번에도 남성이 희생된다는 점은 재미있는 연결점이지만, 직접적으로 세계관이 이어진다기보다는 레드벨벳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 뒤에 숨어 있는 서늘함을 다시 한번 변주한 것에 가깝습니다.
특히 기존 레드벨벳 뮤직비디오가 가지고 있던 키치함과 인위적인 느낌, 엉뚱한 상상력은 유지하되, 이번에는 그것을 조금 더 미니멀하고 정제된 방식으로, 한층 성숙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었습니다. 그래서 동화처럼 아름답고 유쾌해 보이는 세계 안에 사냥과 희생, 묘약이라는 다소 서늘한 설정을 넣게 됐습니다.
레드벨벳 웬디.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3. 초반에는 생선을 든 남성들이 있는 곳에서 레드벨벳이 춤을 춥니다. 후반부에는 그 남성들이 사라지고, 레드벨벳은 여성 댄서들과 춤을 추며 즐기더라고요. 의도한 연출이겠죠?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MV 담당 : 초반에 등장했던 남성들이 후반부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레드벨벳과 여성 댄서들만이 공간을 채우는 구성은 그동안 레드벨벳이 쌓아온 고유의 서사를 이어가고자 한 연출입니다.
또한 엔딩 장면에는 레드벨벳의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멤버들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한여름의 축제로 이야기를 마무리함으로써, 앞으로도 자신들만의 색으로 음악과 이야기를 펼쳐 나갈 레드벨벳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4. 뮤직비디오 완성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과 이유를 꼽아주세요.
MV 담당 : 엔딩에서 멤버들이 서로를 보며 춤을 추는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실제 촬영에서도 멤버들이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서로를 보는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작가 조이씨가 행복한 표정으로 타자를 치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 작사에 참여했고,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을 얼마나 아끼고 애정하는지 타자를 치는 표정만으로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멤버들을 생각하니 현장 모니터를 보던 제가 괜히 뭉클해졌던 기억이에요.
레드벨벳 슬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5. 레드벨벳은 이름에도 '레드'가 들어가고 '빨간 맛'(Red Flavor)이라는 히트곡을 보유한 팀이라 단번에 '레드'가 떠오릅니다. 반면 '벨벳 서머'는 지난달 22일 나온 인어 스타일의 티저 이미지 등 파란색이 두드러지는데, 파란색이 이번 앨범 포인트 컬러라고 봐도 되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담당 : 대표적으로 '빨간 맛'과 같이 여름의 레드벨벳을 상기시키는 대표색은 레드지만, '레드'와 '벨벳'이 공존하는 그룹의 정체성, 멤버들의 다채로운 상징색처럼 레드벨벳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색과 가능성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레드벨벳의 레드가 여름이 눈 부신 태양 아래의 바다였다면, 벨벳의 여름, 더 깊어진 멤버들을 표현할 수 있는 컬러로는 여름 밤바다와 같은 블루가 탁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6. '벨벳 서머'의 전체적인 비주얼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오르게 된 것인지, 특히 어떤 부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담당 : 타이틀곡 '서핀 보이'는 레드와 벨벳의 매력이 공존하듯 경쾌함과 신비로움이 교차하는, 레드벨벳의 여름을 아주 잘 담은 곡이라 생각했습니다. '서핀 보이'와의 만남,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레드벨벳의 시선은 일반적인 러브 스토리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고, 곡에 기반해 낮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루 동안의 스토리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낮의 눈부신 여름부터 신비로운 바다 생명체의 모습까지, 레드벨벳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비주얼과 서사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레드벨벳 아이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7. 콘셉트 사진을 제주도에서 찍은 것으로 아는데 '빅 웨이브' 버전은 자연/야외에서 찍은 느낌보다는 콘셉트 사진을 위해 '깨끗하게 정돈'돼 조금은 기획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또한 의도한 바인가요?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담당 : 멤버들의 인물과 표정에 온전히 집중하고자 했던 기획 의도가 자연스럽게 반영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여름의 자연광 아래 한층 성숙해진 멤버들의 비주얼을 극대화해 보여주고자 했고, 인물 자체에 시선이 닿을 수 있도록 배경은 상대적으로 꾸밈없이 정돈된 톤앤매너로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8. 세이렌 콘셉트는 동화적인 단체 사진과 실물 음반 '타이드 버전'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서핀 보이'라는 앨범명을 화려하게 빛나는 비늘처럼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는데, 이 부분을 비롯해 실물 음반 구성에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담당 : 실물 앨범은 평면적인 디지털로 보여줄 수 없는, 텍스처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콘셉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강력한 매력이 있습니다. 바다 생명체의 비늘과 동화책의 스테인드글라스 등 콘셉트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들을 고민하였고, 소재 선정뿐만 아니라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아트웍들의 요소 하나하나 고민했습니다. '빅 웨이브' 버전 역시 빈티지 서퍼 잡지의 소재감과 형식을 감각적으로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끝>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