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 박홍재 원장. 농기평 제공"현재 우리 농업은 기후변화와 고령화·인력 부족, 생산비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로봇·데이터·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농업과 융합해 생산성을 높이고 기후변화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기술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6월 취임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 박홍재 원장은 지난 21일 전남광주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농기평 본원에서 CBS노컷뉴스와 만나 농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농식품 R&D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스마트농업, 그린바이오, 푸드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고,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는 연구개발의 양적 확대를 넘어 개발된 기술이 현장과 산업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며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기술과 산업 변화를 분석하고 한정된 R&D 재원을 필요한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획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농기평은 농림식품 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기획·평가·관리하고 연구성과의 현장 확산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과제 선정부터 연구 수행, 성과 확산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농업 현장의 문제 해결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농기평이 지원해 결실을 맺은 대표적인 성과로는 팜한농의 신물질 제초제 '테라도'가 꼽힌다. 테라도는 2026년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 4천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세계 13개국에 진출한 국산 농화학 분야의 성공 사례다. 샘표식품이 개발한 식물성 크림 소재를 활용한 파스타 소스도 누적 매출 155억원을 기록했다.
농기평은 올해 전체 R&D 예산의 60%에 이르는 1420억원을 그린바이오와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등 3대 중점 분야에 투입한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는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스마트농업에서는 AI·로봇 기반 자동화, 푸드테크에서는 미래식품과 친환경 포장재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며 농업의 체질 개선을 뒷받침한다.
R&D 성과가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현장 수요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기업·농가·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술 인증과 혁신제품 지정을 지원해 우수한 농식품 기술이 실제 산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도 펼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아 농식품 분야의 AX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기평은 2026년부터 'AX 기반 지능형 농작업 협업 산업화 기술개발'에 70억원, '농업·농촌 국민체감 AX 전환 기술개발'에 16억원을 투입하는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기관 내부의 데이터 분석에도 AI를 적극 도입해 스마트 R&D 기획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상기후에 대응해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폭염과 한파에 강한 내재해성 품종 개발은 물론 스마트 온실 냉·난방 패키지, 고온기 적응형 수직농장, 스마트 관개 시스템 등 기후위기 속에서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박 원장은 기관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현장'과 '성과'를 제시했다. 그는 "우수한 연구성과가 연구실 안에 머무르지 않고 농업인과 기업, 국민의 삶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농기평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임기 동안 농기평을 단순한 사업 관리기관을 넘어 '농식품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혁신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농업인에게는 현장 해결사, 기업에는 성장 기회, 국민에게는 성과를 체감하게 하는 기관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현장의 지혜와 과학기술을 차근차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