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남자친구가 찾은 CCTV 영상 캡처. A씨 가족 제공제주 경찰관이 허위 종결한 30대 여성 실종 사건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남자친구가 제출한 영상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단 하나도 없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 A씨의 마지막 행적과 관련해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은 지난달 19일 2차 신고 이후 A씨 연인이 제출한 영상이 유일하다.
A씨 남자친구는 올해 5월 15일 첫 실종신고 전 제주시 한림읍 자택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 영상은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A씨가 자택에서 홀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당시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수사팀 B 경장이 첫 실종신고 이후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허위 종결하며 남자친구가 확보한 영상을 받지도 않았다.
A씨 가족이 지난달 19일 2차 실종신고를 한 이후 경찰은 남자친구로부터 해당 영상을 받았다.
특히 B 경장의 허위 종결로 수개월째 사건이 묻힌 뒤 2차 신고로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CCTV 영상 확보에 나섰을 때는 이미 한림읍 인근 방범용 CCTV 등 118대 영상이 삭제됐다.
제주도 CCTV 영상의 보존 기간이 30일이라 6월 11일부터 19일 사이 사라진 것이다.
2차 신고 직후라도 경찰은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 남아 있는 CCTV 영상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허위종결 사실이 알려진 지난 19일이 돼서야 제주도에 공문을 보냈다.
A씨 가족은 "지난달 A씨를 봤다는 제보가 있어서 경찰이 제주도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터지기 전에 미리 공문을 보내 CCTV 영상을 다 확인했어야 하지 않나"라며 분노했다.
제주경찰청. 고상현 기자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사건으로 경찰 초동수사 시스템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B 경장이 A씨 등 실종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임의 종결하더라도 '이중 확인' 절차가 없고 이 때문에 초기수색 중단과 함께 사건이 묻혔다고 단독 보도했다.
실종자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CCTV 영상도 A씨 남자친구가 제공한 영상이 유일한 것이다.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는 "실종사건에 있어서 초기 CCTV 영상 확보는 굉장히 중요하다. 실종자 행적을 역추적해야 실종의 동기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B 경장의 허위 종결로 중요한 단서가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할 기회조차 완전히 봉쇄당했다. 뒤늦게 수사를 하더라도 업무 순위에서는 공식적으로 빠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모 초등학교 인근에서 지난 5월 12일 이후 3개월 넘도록 실종 상태였던 30대 여성 A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현재 신원 확인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직무유기와 공전자 기록 위작·행사 혐의로 B 경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경장은 지난달 2일에도 또 다른 실종 사건을 A씨와 비슷한 방법으로 허위 종결 처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다른 실종자는 지난 22일 제주 모처에서 50여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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