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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스칼라 일회성 안 돼…쿼터제·공동제작 등 상생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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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
클래식 부산 박민정 대표 "라 스칼라 공연, 세계적 제작 역량을 부산의 자산으로 축적하겠다"
토론자들 "라 스칼라가 부산에 무엇을 남기느냐가 중요"…쿼터제 도입 주장도
시민들 "라 스칼라 공연 재검토해야", "지역 공동 제작이 가장 좋은 수습책"

24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송호재 기자24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송호재 기자
찬반 양론이 뜨거운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첫 숙의 절차인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토론 참가자 사이에서는 100억이 넘는 혈세를 들이는 개관 공연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 오페라 생태계 육성과 지역 예술인 상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24일 오후 3시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는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부산시 조유장 문화국장과 클래식부산 박민정 대표 등 시 관계자와 지역 예술·시민단체 대표가 모여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조성과 '라 스칼라 초청 개막 공연'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발제자로 나선 클래식부산 박민정 대표는 '부산 오페라하우스 제작극장화를 통한 지역예술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내년 1월 종합 시운전, 7~8월 시범공연 등을 거쳐 9월 개관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개관을 기념해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 3차례, 부산 창작오페라 3차례를 비롯한 '개관 페스티벌'을 통해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축하하고 지역 문화 예술 브랜드 출범을 알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된 라 스칼라 공연과 관련해 "제작극장 시스템 자산화,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확대, 지역예술인 성장, 아카데미 협력 등을 통해 세계적 제작 역량을 부산의 자산으로 축적하겠다"며 일회성 공연이 아닌 지역 예술 생태계 육성을 위한 공연임을 강조했다.

24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송호재 기자24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송호재 기자
발표에 이어 오재환 전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좌장을 맡은 토론이 진행됐다.

첫 토론자로 나선 부산음악협회 이승호 전 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찬반 논쟁이 아니라, 라 스칼라를 부산에 데려오는 행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며 "라 스칼라가 부산에서 어떤 공연을 했느냐가 아니라, 라 스칼라가 부산을 떠난 뒤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무대를 통해 부산이 세계적인 무대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방향"이라며 "세계의 예술을 부산으로 가져오고, 그 경험을 부산의 예술인과 시민에게 돌려주며, 부산의 예술을 세계로 내보내기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오페라 극장이 정말 부산에 필요한지, 도시브랜드를 어떻게 높일지, 시민 문화 향유를 어떻게 확대할지보다는 북항에 멋진 랜드마크 건물 하나 짓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게 문제"라며 "전문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는 재단 형태의 조직을 설립하고, 부산시는 적어도 부시장이 참가하는 TF를 만드는 등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지역 예술 인프라 확대와 상생, 자립을 위한 '쿼터제' 도입 주장도 나왔다. 경성대학교 음악학과 양송미 교수는 "세계적인 극장 브랜드를 구축하는 목적은 뛰어난 인재들이 설 수 있는 든든한 무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존재감을 확보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향후 '지역 예술가 쿼터제' 등 단계적으로 정책을 도입해 지역 예술계의 균형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오페라단연합회 장진규 회장은 "4년째 소극장 오페라축제를 진행 중인데, 시에서 예산을 1억 원씩 받는다. 라 스칼라 공연에 드는 비용이 100억을 넘으니 우리가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돈을 3일 동안 사용하는 것"이라며 지역 문화 예술인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지휘자, 연출가, 오케스트라, 합창단, 무대기술인력과 민간오페라단이 함께 작품을 만들고 성장할 수 있는 지역 오페라 생태계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부산에서 얼마나 많은 예술가가 일할 수 있게 됐는지, 민간오페라단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얼마나 많은 시민이 관객이 됐는지 등이 진정한 성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
이어진 시민 자유토론회에서는 라 스칼라 공연 개최를 기정사실화한 토론회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공동 제작 등 지역 예술계와 상생 방안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토론에 참석한 문희숙씨는 "토론회에 와 보니 라 스칼라 공연을 해야 될 것처럼 시민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몇몇 사람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110억 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부산그랜드오페라단 안지환 단장은 "현시점에서 라 스칼라 문제를 수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라 스칼라 극장과 (지역 오페라단의) 공동 제작"이라며 "정명훈 감독이 역량을 발휘해서 라 스칼라 측을 잘 설득해 공동 제작을 성사시킨다면 오해를 불식하고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에 남을 헌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라 스칼라 공연과 퐁피두 부산분관 등 지역 예술 현안에 대한 숙의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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