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산불. 국립산림과학원 제공높은 기온과 적은 강수량을 기록한 올여름 국내 토양과 낙엽의 수분 함량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여름철에도 산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에서 폭염과 강수 부족으로 대형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도 산불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
올여름 국내 날씨는 예년보다 뚜렷하게 덥고 건조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2도 높았고, 강수량은 220㎜로 약 27% 적었다. 지난 15일까지의 평균기온도 27.9도로 10년 평균보다 1.6도 높았고, 상대습도는 72.4%로 7.4%p 낮았다.
특히 이 기간 강수량은 17.3㎜에 그쳐 최근 10년 평균의 약 7%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산불은 지난달 7건, 이번 달 15일까지 14건 발생했다.
토양수분도 장마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상청 11개 농업기상 관측 지점의 땅속 10㎝ 토양수분을 분석한 결과, 7월 중순 이후 2019~2025년 평균을 지속해서 밑돌았고 8월 중순에는 평년보다 약 12~14%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럽중기예보센터 자료에서도 토양수분이 6월 초 이후 점차 줄어 지난 15일 기준 평년보다 1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낙엽의 수분 감소도 확인되며 전국 기상관측 자료의 기온·상대습도·강수량을 바탕으로 낙엽 수분 함량을 추정한 결과, 7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이어진 고온과 강수 부족으로 수분함량이 낮게 유지됐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상대습도마저 떨어지면서 낙엽의 수분 회복도 제한적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토양과 낙엽의 수분이 동시에 낮아지면 산림 바닥의 임자원이 쉽게 마르고, 작은 불씨에도 불이 붙거나 빠르게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국립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25일 발생해 36.5㏊의 산림 피해를 낸 삼척 산불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한여름이라도 고온과 무강수가 이어지면 산불이 대형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분석이 여름철에도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하면 산불 위험이 급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단순 기온·강수량뿐 아니라 토양수분과 낙엽 등 산림 연료의 수분 상태를 정밀하게 살피고, 연료 저감형 숲 가꾸기와 산불방지 임도 개설, 진화 공간 확보 등 예방 중심의 산림 연료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장은 "유럽의 대형산불 사례는 산림 연료의 수분이 감소할 경우 여름철에도 산불이 대형화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며 "우리나라도 토양과 낙엽에서 수분 감소 신호가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기상과 산림 연료의 변화를 살피고 계절 변화에 맞춘 예방 중심의 산불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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