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황진환 기자한국시간으로 오는 27일 발표될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코스피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잇단 주주환원 발표에도 이달 한번도 종가 기준 7천 포인트를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상 우려가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매출 930억$ 넘어 3분기 1030억$ 제시해야…높아진 시장 기대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7일 새벽 6시쯤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회사 측이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때 밝힌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910억 달러(오차범위 +/-2%), 매출총이익률(마진) 75%(+/-0.5%포인트)다. 직전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816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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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직전 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으로 전분기 대비 성장을 이어온 만큼 시장의 기대가 높다. 대신증권 조재운 연구원은 매출이 회사 가이던스 910억 달러를 상회하는지보다 상단인 930억 달러에 도달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봤다. 하나증권 김두언·최욱 연구원은 "시장의 3분기 매출 눈높이는 1030억 달러 안팎까지 올라와 있다"면서 회사가 3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030억 달러를 제시해야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마진을 유지하면서 주당순이익(EPS) 2.10달러 안팎을 유지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코스피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와 관련해 봐야 할 부분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최대 288기가바이트(GB) 광대역폭메모리(HBM)4의 수율(양품 비율)과 공급계약, 2027년 주문물량 등이다.
최근 블랙록·블랙스톤·골드만삭스·아폴로·브룩필드·KKR 등 6개 금융사와 발표한 5천억 달러 규모 AI 인프라 투자 자금 조성 계획, 이른바 '순환금융(Circular Financing)'과 관련해 실적 발표 뒤 이어질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물론 엔비디아 실적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코스피가 늘 한방향으로 움직인 건 아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2024년 8월에는 엔비디아 실적발표 다음 날 코스피가 1.02% 하락했지만, 2026년 6월에는 호실적과 국내 재료가 겹치며 7.9% 상승했다"며 "실적보다 금리, 사전 포지션과 국내 수급이 결과를 갈랐다"고 진단했다.
하나증권 '코스피 방향을 가를 3가지 관문' 리포트(2026. 8. 25.) 중 캡처"엔비디아 호실적=코스피 상승 아냐…금리, 국내 수급 등 영향"
금리와 관련해선 우선 최근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등하며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등 하반기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 재무부는 지난주 발표한 '바이백(buyback·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 확대 정책 재원 조달 방식에 의문이 제기되며 국채금리가 반등하자, 24일(현지시간)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활용하는 방침을 고위당국자발(發)로 언론에 흘려 국채금리를 다시 잠재운 상황이다.
앞서 발표한 바이백 확대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10~30년 만기 국채 매입 규모를 기존 '회당 20억 달러'보다 최소 두 배 많은 '4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리는 조치인데, 재원으로 TGA 잔고를 활용하면 단기국채 추가 발행을 통한 '부채 돌려막기'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부가 장기물 국채금리를 잡지 못해 시장금리가 급등하면 결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나설 수밖에 없다. 케빈 워시 의장은 연준이 장기국채를 매입해주는 양적완화(QE)를 지지하지 않아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오는 27~29일 미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워시 의장이 장기금리 관련 어떤 정책방향을 예고할지에도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지도 변수다. 이달 4일 공개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일부는 추가 인상 의견을 냈다. 다만 금융투자협회가 전날 발표한 '2026년 9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 참여자 79%는 동결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수급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유안타증권이 전날 발표한 국내 주식시장 지표에 따르면 올해 연간 누적 기준으로 외국인은 163조 523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상당 부분 상응하는 110조 6143억 원을 국내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했고, 기관투자자 순매수 몫은 33조 8339억 원에 그쳐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당장 이번 주 들어 2영업일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약 7조 5천억 원을 팔아치웠고, 이달 3일부터 전날(25일)까지 16영업일 중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한 날이 9영업일로 순매수한 날(7일)보다 많았다.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높은 실적 기대와 미국 장기금리의 불안은 시장의 상단을 쉽게 열어주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시장이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결국 금리가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이번 주에는 AI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옵션과 파생상품의 헤지 수요가 확대되며 매일 상승·하락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장기금리가 재차 급등하지 않고 엔비디아가 가이던스나 수익성에서 뚜렷한 부정적 신호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관련주는 악재보다 긍정적인 발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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