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초토화 된 그랜드캐니언. 연합뉴스네팔 협곡에서 발생한 홍수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엔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돌발 홍수가 발생해 연락두절 사고가 속출했다. 한 시간 남짓 쏟아진 폭우에 개울을 가로지르는 보행교가 거의 전부 유실됐고 등산객과 야영객 62명이 헬기로 대피했다. 아직 15명 가량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홍수는 현지시간 29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30일 오전 6시 30분)쯤 협곡 북쪽 브라이트 엔젤 캐니언과 팬텀 랜치 일대를 덮쳤다. 현지 매체의 30일(한국시간 31일) 보도에 따르면 이 일대 브라이트 엔젤 크릭에는 약 1시간 동안 12.7~25.4㎜의 비가 내렸다. 이 개울은 협곡 북쪽 절벽에서 콜로라도강까지 고도 차이가 약 1800m에 달하는 급경사 물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의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비는 최근 산불이 지나간 땅 위에 쏟아졌고, 진흙과 잔해가 뒤섞인 토석류가 협곡을 훑으면서 개울 수위는 10분 만에 1.5m 넘게 치솟았다.
NPS는 성명에서 브라이트 엔젤 크릭을 가로지르는 보행교가 거의 모두 파괴돼 도보로 개울을 건널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급류가 바위와 금속 구조물, 각종 잔해를 콜로라도강까지 쓸어내렸고, 개울 바닥이 넓어지면서 강에 새로운 급류 구간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협곡 하단 팬텀 랜치 관리소 입구는 진흙과 잔해로 뒤덮였다. 콜로라도강은 떠다니는 잔해와 파손된 구조물 때문에 통행이 중단됐고, 이미 강에 나가 있던 래프팅 팀에는 경보 시스템을 통해 상황이 전달되고 있다.
홍수로 초토화 된 그랜드캐니언. 연합뉴스NPS는 30일 오전(한국시간 31일 새벽)까지 팬텀 랜치와 노스 카이밥 트레일 하부 구간에서 62명을 헬기로 대피시켰고, 애리조나주 공공안전부와 함께 같은 날 오후(한국시간 31일 오전)에도 공중 대피를 이어갔다. 같은날 저녁에는 연락이 두절됐거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15명 이상이라며, 등산객과 배낭여행객, 인근 야영장 예약자에 관한 정보를 수사 부서 제보 창구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앞서 20명 이상으로 발표했던 수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미국 CBS에 따르면 NPS 대변인은 "이 숫자가 정보 확인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NPS는 그랜드캐니언 일대에서 휴대전화 신호를 잡거나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위성전화를 시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팬텀 랜치는 1922년 문을 연 이래 도보와 래프팅, 노새로만 갈 수 있는 명소로, 보통 수개월 전에 예약이 마감된다. 팬텀 랜치와 매점, 객실, 브라이트 엔젤 야영장, 노스 카이밥 트레일 전 구간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됐고, 운영사는 예약객에게 처리 방침을 안내할 예정이다. NPS는 내일까지 뇌우와 폭우가 이어질 수 있어 추가 돌발 홍수와 토석류, 낙석이 우려된다고 경고했고, 홍수 주의보는 내일 오전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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