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민원 처리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김 후보자측이 공익적 민원전달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부적절한 개입이라며 강공을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전후사정을 살펴보면 이렇게 정리되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대학교수였던 강모씨는 신약업체 제넨셀을 세워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임상시험 승인을 서둘렀다. 강 씨는 그해 9월부터 양 모씨를 통해 정재계에 민원을 시도했고 양씨는 10월 초 김승원 당시 의원에게 임상시험 승인을 앞당겨 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것.
김 후보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해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건을 챙겨봐 달라고 했고 김 당시 처장은 실무진에게 잘 챙기라고 전달했다는 취지로 답해 왔다는 것이 김 후보자 측의 설명이다. 국회의원의 일상적인 민원 전달 뿐이라는 것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윤창원 기자이에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6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사건에 연루된 양모씨의 통화 녹취록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청탁 문자를 주고받기 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한 "노골적 불법적 통화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자에게 민원을 전달한 코로나19 치료제 업체 제넨셀을 겨냥해, 이 업체의 임상시험 승인이 33일 만에 이뤄져 같은 조건 업체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14개 항목 보완 요구에도 김 후보자와 식약처장 통화 뒤 2주 만에 승인이 났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의 부탁이 작용했다는 뜻이고 이에대한 김 후보자측의 입장은 물론 조금 다르다.
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제넨셀 뒤에 거액을 투자한 KH필룩스가 있다며, 모기업 KH그룹이 불법 대북송금 사건의 쌍방울 김성태와 얽힌 경제공동체이자 대장동 게이트 자금 추적에 빠짐없이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제넨셀 의혹을 따라가면 불법 대북송금과 대장동 게이트로 이어진다며, 이 때문에 민주당이 지도부까지 나서 김 후보자를 엄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캐비닛 장사'를 벌이고 있다며 녹취 입수 경위를 추궁하면서 역공을 펼치고 있다. 조계원 대변인은 사건을 캐비닛에 모아두고 시점을 골라 꺼내 쓰는 방식이 정치검찰의 오랜 관행이라며 "한동훈 검사식 캐비닛 표적 수사가 한동훈 의원의 캐비닛 정치로 재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의원이 SNS로 발설한 내용만으로도 범죄 구성요건을 갖췄다며, 녹취를 공개할수록 혐의가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측은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했는데 불기소 처분을 했다며 무혐의 처리 할 것을 기소유예 한데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억울함을 끝까지 풀고 싶다고도 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 준비단은 식약처 로비 의혹에 대해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 민원 단순 전달"이라고 해명했다.
준비단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기준 완화 또는 절차 생략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고충 민원 처리를 위한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은 청탁금지법에서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영주 기자실제로 검찰은 2024년 12월 김승원 당시 의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부정한 청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과 임상승인 과정에서 특혜나 편의제공, 절차생략과 같은 일은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종합해 보면 김승원 후보자의 이른바 민원이 있었고 식약처도 움직인 것으로 보이지만 특혜수준 까지는 아니었고 금품이 실제로 오가지 않았기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선출직 공직자의 민원 전달은 이른바 김영란법에서도 용인됐다는 것과 금전이 오가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민원전달을 두고 선출직 공직자에게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특혜라는 지적이 법 제정 당시에 제기되기도 했었다.또 어디까지가 공익적인 민원전달이고 어디부터가 부정한 청탁인지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특히 법을 제정하고 정부의 활동을 국정감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라면 더 그렇다는 반론 때문이다.
민원을 했다는 양모씨와 김 후보자가 나눴다는 대화가 사실이라면 김영란법상 예외조항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상당한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