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전북 지역 단체장과 당선자들을 향한 경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전주시장과 무주군수를 제외한 12명의 지자체장이 수사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명은 당선 무효 가능성이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법무법인 한서 홍민호 변호사와 전북CBS 심동훈 기자는 지난 23일 전북CBS '라디오X'에 출연해 지방선거 이후 단체장과 후보자들의 경찰 선거 수사 진행 상황과 법리적 쟁점을 분석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과거 식비 대납 의혹과 내란 동조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서 무혐의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다만, 경찰은 이 지사가 "자신과 수행원의 식비를 결제했다"는 발언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송치했다.
이 지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가운데, 김관영 전 도지사를 겨냥한 '내란 동조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는 당선 무효화를 가를 가장 변수였으나 무혐의 불송치 처분이 나왔다. 심동훈 기자는 "이 지사가 제기한 의혹이 세부적으로 틀리거나 과장됐더라도 아예 없는 사실을 꾸며낸 것이 아니다"라며 "내란 당시 도청에서 생성한 객관적 문서를 근거로 주관을 담아 제기한 의혹은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경찰은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민호 변호사 역시 "허위가 일부 있더라도 상당 부분 진실이 가미돼 있고 상대방이 오인할 만한 상황 등을 입증하면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고 경찰의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김관영 전 전북도지사 역시 청년들과 지역 정치인들에게 대리비 명목으로 현금 108만 원을 제공한 혐의가 인정돼 검찰로 넘겨졌다. 홍민호 변호사는 "상대방에게 돈을 지급했을 때 이미 기수가 되는 것"이라며 "회수 여부는 양형에만 참작될 뿐 범죄 성립과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천호성 전북교육감을 둘러싼 수사도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사조직을 동원한 사전 선거운동 의혹과 더불어 금품 요구 녹취록이 공개됐다. 심 기자는 "천 교육감이 네가 베팅한 만큼 내가 교육감 되면 합법적으로 해결해 줄 테니까 돈을 대라고 말한 녹취가 공개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홍 변호사는 "공무원이 될 사람이 앞으로 맡을 직무를 두고 뇌물을 요구하거나 약속했다면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사전수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초단체장들의 뇌물수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건설업자로부터 2천만 원 상당의 성형외과 이용권과 베트남·제주도 여행 경비 등을 제공받은 의혹을 받는다. 심 기자는 "최근 금품과 향응 제공이 무언가를 대가로 한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돼 뇌물수수 혐의가 더해졌다"고 덧붙였다. 심덕섭 고창군수 또한 지역 건설업체로부터 사업 수주 대가로 9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인 오는 12월 3일까지다.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 전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10월 2일까지를 집중 수사 기간으로 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더기 선거 사범 사태 원인을 두고 홍 변호사는 "정당 공천을 받으면 사실상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강해 조직 관리를 위해 돈이 들고 기부 행위가 구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며 "선거 때 돈을 댄 사람이 당선 이후 인허가나 수의계약 같은 권한을 기대하게 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