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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만문제 '레드라인' 압박…트럼프는 '전략적 모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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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관련해선 시진핑이 모호하게 회피
시 주석 "대만 문제 신중히 처리", 트럼프 "훌륭한 회담 했다" 즉답 피해
이란전쟁 관련 중국의 역할 요구에 시 주석 "대화 통한 문제 해결"
민감한 문제 즉답 피하며 서로 '딴청'

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간 현안인 대만 문제와 이란 전쟁을 놓고 서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민감한 문제를 피해갔다.

두 정상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무역, 안보, AI(인공지능), 기술 협력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양국 모두 구체적인 회담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저녁부터 시 주석에 대한 국빈 만찬이 진행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시 주석 내외가 도착하자 약 9분에 걸친 환영 연설로 미중 관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 역시 약 14분에 걸친 답사 연설을 통해 미중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정상은 이후 소인수 회담과 주요 참모진들이 참석하는 확대 회담을 이어갔지만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는 중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은 이날 미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개입 원칙을 강조했는데, 이날 역시 대만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배치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국가 통일과 영토 완전성을 지키려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개입 원칙을 넘어 '대만은 중국 영토'라는 중국의 확고한 원칙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식 확인받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중의 핵심'으로 분류하고, 이를 미국이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중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에 어떻게 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대만 문제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의도적 회피 전략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시 주석과 백악관 앞 헬리패드(전용 헬기 이착륙장)를 산책했는데, 이 자리에서 기자들이 '대만 문제를 논의했느냐'고 묻자 "우린 훌륭한 회담을 했다"고만 답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영토 문제를 뛰어 넘어 향후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와 국가 인정 등 민감한 문제로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대만 문제에 대한 질문을 피해간 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등을 아예 차단하지 않으려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읽힌다.

이란 전쟁에 대한 미중 정상의 상황 인식에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7개월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이란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이란에 중동 국가에 주둔한 미군 기지에 대한 위성촬영 사진 제공을 중단하거나,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경제제재에 중국이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양측(미국과 이란)이 조속히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궤도로 복귀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핵 문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합의를 이루고 조속히 평화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 요구에 이번에는 시 주석이 원칙론을 강조하며 '전략적 모호성' 카드를 활용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정상회담에서 대만과 이란 문제가 어떻게 다뤄졌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시 주석는 화강암에 큰 관심이 있었다. 그는 화강암을 좋아한다"는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놨다.

최근 백악관 내에 완공된 헬리패드(헬기 이착륙장) 바닥에 대규모 화강암이 깔렸는데 이를 시 주석에게 설명했고, 시 주석이 좋아했다는 '동문서답'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 당국이 이후 구체적인 회담 결과를 공개하더라도, 이란전쟁과 관련해 두 정상이 각자의 입장 표명만을 반복한 채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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