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직후 대회장을 빠져나가는 최두호. 최두호 SNS 영상 캡처한국 UFC 선두 주자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5)가 입을 열었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지 3일 만이다.
최두호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UFC 331: 반 vs 판토자 2' 메인카드 제3경기에서 페더급 랭킹 15위 파트리시우 핏불(39·브라질)에게 1라운드 3분28초 만에 TKO패를 당했다. 뼈아픈 패배였다.
최두호 패배의 충격은 컸다. 3연속 KO승으로 상승세를 타며 8년 만의 UFC 랭킹 재진입을 노리던 상황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어떻게 맞았는지 잘 모르겠다…핏불, 잘해"
1라운드 종료 1분 40초를 남겨두고 핏불의 오른손 스트레이트 카운터가 최두호의 안면을 강타했다. 최두호는 이 펀치를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tvN SPORTS 중계 영상 캡처최두호는 22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아쉽지만 후회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경기 후 만난 아내와 지인들의 "아쉽다"라는 반응에 "잘 안되네"라며 허탈함을 표현했다.
이어 "열심히 했으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면서 "맞고 대미지가 있으니까 몸이…마지막에는 어떻게 맞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경기를 회고했다. 또 "원 투 빡빡 맞추고 들어오는 상대에게 왼손 어퍼컷 하고, 딱 내가 흐름을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라이트 퍽 맞고 쓰러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라이트만 조심하자고 생각했는데 그 라이트를 알고도 잘 안됐다. 그러니까 핏불이 잘하나 보다"라고 경기 설명을 이어갔다. "카프킥은 준비를 안했냐"는 지인의 질문에는 "했는데 킥차기가 뭔가 부담스러웠다"고 경기가 잘 안풀렸음을 전했다.
"너무 아쉽지만 이게 격투기"
경기 후 아내와 포옹하는 최두호. 최두호 SNS 영상 캡처최두호는 호텔 방에 들어와서도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한번 머리 부딪히고 '잘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근접에서 원투 딱하고 어퍼컷을 해서 이제는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 타이밍에 뒷손을 팍 맞은 것 같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그 펀치를 안 맞고 그 라운드만 지나갔으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분석하며 "상대가 제일 잘하는 것을 조심했는데 제일 잘하는 것을 맞고 져버렸는데 어떡하겠냐"고 패인을 짚었다.
그는 또다시 "(패배가) 아프네. 아쉽다"라며 허탈해 했다. 계속 아쉬움이 남은 듯 부인과 함께 자신의 경기 영상을 돌려보기도 했다.
최두호는 경기 다음 날 아침 팬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전했다. "너무 잘 응원해 주셔서 무사히 경기 잘 마쳤다"며 "언제까지 계속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이번에 이렇게 패배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너무 너무 아쉽지만 이게 격투기다. 이번에는 내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상대한 핏불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좀 쉬고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패배 후 동기부여가 없어졌을 수 있다"
최두호가 경기와 관련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최두호 SNS 영상 캡처최두호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다. 그는 이 경기에 앞서 진행된 CBS노컷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은퇴가 연상되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인터뷰 당시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훈련하고 있다. 이번 핏불전도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20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동안 '마지막 경기'라는 표현은 3번이나 등장했다.
이 발언만 놓고 보면 이번 경기를 자신의 마지막 경기로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최두호가 패배 후 은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SNS에 올린 영상에서 사실상 차후 대진 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제는 좀 쉬고…"란 마지막 인사 말을 남겼을 뿐이다.
일부 격투기 전문가들은 최두호의 은퇴 고려 가능성도 거론했다.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익명을 요구한 A 전문가는 "최두호 입장에서는 이번 패배 후 동기부여가 없어졌을 수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UFC 끝자락(15위) 랭커인데다 '불혹'을 앞둔 핏불에게 참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만약 은퇴를 한다면 인지도상 정찬성처럼 은퇴전이나 은퇴선언을 하기 힘들 것"이라며 "'스턴건' 김동현(44)처럼 은퇴전 없이 조용한 은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가 '코리안 좀비' 정찬성(39)의 은퇴 결심 때처럼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실감했을 수도 있다"며 "그는 성격상 한번 지면 공백기가 길다. 빠른 시일내 경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정찬성도 충격?…며칠 동안 SNS 침묵
최두호의 패배 후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괴로워 하는 정찬성(사진 오른쪽 붉은 실선). 핏불은 괴로워 하는 UFC 선배 정찬성에게 다가가 고개 숙여 예의를 갖췄다. UFC SNS 영상 캡처최두호가 이번 패배로 UFC 랭킹 재진입에 실패하면서 향후 대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랭커와의 대진 가능성 등을 현재 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랭킹에 턱걸이 하고 있는 핏불에게 패한 만큼 다른 랭커들과의 대결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최두호 경기의 세컨드로 나선 정찬성의 SNS 활동도 경기 이후 멈춰섰다. 경기 후 3일 째인 22일 늦은 밤에서야 한 개의 콘텐츠가 등록됐다. 정찬성은 이 게시물에 자신의 사단으로 분류되는 최두호와 유주상의 훈련 과정 등을 담았다. 그가 제자들의 잇따른 패배 이후 어떤 그림을 그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좀비 주니어' 유주상(32)은 최두호와 같은 날 마이클 애스웰 주니어(25·미국)에게 1-2 스플릿 판정(28-29, 29-28, 29-28)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이 경기도 정찬성이 세턴드를 맡아 코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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