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가수 이승철의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LSC 제공"한마디로 다시 태어나고 싶죠! (일동 웃음) BTS(방탄소년단)가 월드컵에서 노래 부르는 걸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 저희 때는 영어도 못 쓰게 했었어요. 머리도 못 기르게 했었고 선글라스도 못 끼게 했고 영어도 못 쓰게 해 놓고서 이제 와서 K팝…! (일동 웃음)"
'라이브의 황제'로 불리는 가수 이승철이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40주년을 기념해 트리뷰트 듀엣 프로젝트 앨범을 준비 중인 이승철이, 29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지난 40주년을 돌아봄과 동시에, 우즈가 만들고 같이 부른 '우리만의 이야기'를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30주년에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다"라던 이승철은 39주년인 지난해도 "잘 몰랐"지만, 올해 40주년은 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40주년 준비하면서 정말 예전 일도 떠올리고 40주년 공연 준비하면서 '아, 정말 이날이 왔구나' '이 해가 왔구나'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데뷔했을 때 본인의 40주년을 기대해 본 적이 있는지 질문에, 이승철은 "전혀 없다. 제가 열아홉 살, 스무 살에 데뷔했는데 저희 때는 서른 살만 넘어도 은퇴를 생각하고, 활동하더라도 내려오는 느낌의 선배들이 많이 계셨다. 저도 당연히 그럴 줄 알고 있었다"라고 답하다가 옛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만 이승철을 보고, MC 박경림은 "저도 30년 가까이 뵀는데 이런 모습이 처음이라"라고 말했다. 이승철은 "우즈 같은 후배가 (제게 노래를) 헌정해 줬다는 것 자체가 가슴 벅차고, 노래 들어보니까 주마등처럼 흐른다. 더 열심히 노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곡을 너무 잘 써 줘서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라고 전했다.
후배 가수들과 듀엣한 곡을 모은 40주년 헌정 앨범의 선공개곡 '우리만의 이야기'는 1970년대 클래식 록의 묵직한 질감부터 현대적인 모던 팝 록의 세련된 사운드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얼터너티브 록 장르 곡이다. 우즈가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즈도 함께했다.
우즈는 "사실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면서 곡을 썼다"라며 우선은 '40주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 선배님 모르는 사람 없고, ('우리만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모두를 뜻하는) '우리'라고 생각해서 이런 키워드를 생각하게 됐다"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목소리로나마 위로해 드리는 거라고 본다. 옆에서 목소리로 위로해 드린다면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거 같다는 의미로 썼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우즈와 이승철. 김수정 기자이승철은 우즈가 만든 '우리만의 이야기'를 듣고 울었다고 고백했다. 이승철은 "정말 너무나도 좋은, 요즘 K팝에 이런 음악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좋은 노래를 보내줬다. 우즈는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후배였다. 만나기 전에도 눈여겨보는 후배였다"라고 말했다.
처음 곡을 받고 나서, 이승철은 "'어떻게 부르지?' 했다. 우즈의 창법이 워낙 강렬하고 댐핑 있고 찌르는 듯한 노래였기 때문에 '내 나이에 될까? 가능할까?' 했는데 (부르니까) 물 흐르듯이 되더라. 노래 두 번 (만에) 녹음했다. 노래가 막힘이 없더라. 저는 녹음할 때도 왼쪽에 우즈의 목소리 듣고 오른쪽엔 제 목소리 듣고, '우즈를 똑같이 따라 하자' 했다"라고 말했다.
원곡자로서 동반 가창자인 이승철의 노래를 어떻게 들었는지 묻자, 우즈는 "프로듀서로서 냉정하게 평가를 해 보자면"이라며 "(이승철이) 가수한테 '필'(feel)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 필 있게 불러야 한다고 하셨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곡을 드리고 다시 (가창본을) 받았을 때 '아, 이거구나' 했다"라며 "'나 두 번 불렀어~' 하셨는데 이게 두 번만에 불러서 나오는 느낌이 아닌데… 무슨 말씀하시는지 알겠더라. (저는) 아직 갈 길이 되게 멀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정작 이승철이 가장 걱정한 것은 '꼰대같이 들리면 어떡하지?' 하는 것이었다. 이승철은 "노래가 꼰대같이 나오면 어떡하지 싶었다. 최대한 군더더기를 다 뺐다. 들어보시면 '만들어 가보자' 하는 발음은 우즈의 발음 그것까지 똑같이 해서 보냈다. 그러니까 (둘의 목소리를) 헷갈리는 분들이 있게끔 하는 게 제 목표"라고 덧붙였다.
노래할 때 어떤 점을 신경 쓰는지 질문에 이승철은 "성대결절도 걸렸고 성대 폴립 수술해서 한 3년 동안 노래 못 했고 한 달 동안 묵언 수행할 정도였는데 '내가 많이 사랑해요'라는 노래가 나왔다"라며 "목 관리는 특별히 하는 게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콘서트를 평생 해 왔고 목의 컨디션보다는 감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서 그거에 많이 신경 썼다"라고 답했다.
우즈가 작사, 작곡한 이승철-우즈 듀엣곡 '우리만의 이야기'는 내일(30일) 저녁 6시 공개된다. 김수정 기자가요계의 대표적인 히트곡 부자인 이승철은 곡을 받으면 타인의 의견을 많이 듣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그런지 질문이 나왔다. 이승철은 "이승철 버리는 창법을 많이 쓴다. 저는 오히려 제 스타일을 고수하기보다는 작곡가, 프로듀서가 원하는 창법을 추구하려고 한다. 작곡가가 원하는 느낌, 뉘앙스, 곡의 흐름이 어떤 건지 곡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되는지…"라고 밝혔다.
'우리만의 이야기' 녹음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우즈 노래 한 500번 넘게 들었다. 데모(임시 녹음 곡) 500번 넘게 들었고 그 노래를 완전히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마이크 앞에 서서는 아주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노래를 불렀다. 오랫동안 제 고집보다는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여 온 게 저를 발전시킨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히트곡 부자'인 이승철이 제일 애착을 가진 곡은 무엇일까. 이승철은 "저의 최애곡은 히트곡인데, 근데 저는 '희야' 같다. 저를 있게 만들어 준 노래고 아직도 콘서트에서 '희야' 이러면! (반응이 좋다)"라고 답했다. MC 박경림은 "그때 개명을 생각하신 분들이 많을 거다. 저도 이름을 '경희'로 바꿔야 하나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유발했다.
또한 대표곡이나 히트곡은 아니어도 더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을 묻자 이승철은 "'노을 그리고 나' '추억이 같은 이별'. KBS 방송에 많은 곡이 나왔는데 이 두 노래를 많이 꼽아주셨다"라고 말했다. 박경림의 요청으로 '노을 그리고 나'를 즉석에서 한 소절 라이브로 들려주기도 했다.
과거보다 훨씬 더 위상이 높아진 K팝 상황을 보고 어떻게 느끼냐고 하니 이승철은 "한마디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K팝 가수들이) 그래미를 가지 않나.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부러울 뿐이고, '더 스카웃' 심사위원을 했는데 제가 못다 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연습생을) 열심히 트레이닝해서 세계적인 가수로 키우고 싶다"라고 부연했다.
"그냥, 이승철은 숨소리다. 모든 분들이 그냥 숨을 쉬듯이 그냥 제 노래를 불러 주시고 아껴주시고 생각해주시고 무의식적으로 제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그런 가수이고 싶어요. 제가 항상 말씀드리잖아요. (여러분이) 듣고 싶으신 노래를 부른다고."
"레전드보다는 늘 곁에 있는 현역 가수가 되자는 생각"이라는 이승철과 우즈가 함께 부른 '우리만의 이야기'는 내일(30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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