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 강당에서 '윤항기 65주년 기념 헌정 공연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은 가수 윤항기. 김수정 기자부모님을 일찍 여의어, 동생 윤복희 등과도 떨어져 지냈다. 음악을 좋아한다기보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 음악이었다. 미8군 에이원쇼에서 데뷔한 후 해병대 군악대에 들어가 음악을 배웠다. 그룹사운드 키보이스, 키브라더스 등을 거쳐 솔로 가수가 됐고 '별이 빛나는 밤에' '장밋빛 스카프' '이거야 정말' '나는 행복합니다' 등으로 사랑받았다. 음악이 곧 삶이라는, 가수 윤항기의 이야기다.
그룹 사운드 키보이스 멤버이자 한국 '록 1세대'로 꼽히는 윤항기가 65주년 기념 헌정 공연 '여러분 덕에 나는 행복합니다'를 내달 개최한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난 윤항기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굉장히 설렌다"라고 말문을 연 윤항기는 "사실은 우리 후배들 덕분에 너무나 과분한 사랑이라기보다도 과분한 선물을 받고 있다"라며 " 정식으로 헌정 공연 타이틀로는 처음 있는 공연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제 자신을 위한 공연을 했다면 헌정 공연은 후배들이 저한테 선물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저도 여러분들과 같이 객석에서 보면서 후배들이 제 노래를 불러주는 걸 보면서 함께 누릴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준비했다. 어느 공연보다 저는 무지무지 편안하다"라고 웃었다.
작곡가 김희갑이 밴드 마스터(악단장)로 있던 미8군 에이원쇼에서 1959년 데뷔한 윤항기. 데뷔 연도를 따지면 올해는 사실 67주년이다. 하지만 헌정 공연명에는 '65주년'이 들어가 있다. 실은 2년 전부터 최백호 등이 65주년 헌정 공연을 제안했다. 윤항기의 개인적인 건강 문제 등으로 미뤄지다가 올해 비로소 성사를 앞두게 됐다.
왼쪽부터 가수 조항조, 윤항기, 유현상. 김수정 기자
윤항기는 "2년 더 기다렸다가 70주년 공연하면 어떨까 하기도 했는데 이 나이에 어떻게 내년을 장담할 수 있겠나"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저도 방송 나이하고는 달리 본 나이는 42년 7월 10일생이다. 올해가 한국 나이로는 85세다. 헌정곡 제목도 '이 나이에도'다. 그래, 맞아. 우리가 내년을 알 수 없는데 이 나이에 올해 65주년으로 하자 그래서 좀 깎아가지고 65주년 헌정 공연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후배들한테 잘해준 게 없는데도 후배들이 나서서 이런 귀한 선물을 해 준다고 하니까 많이 행복하다"라고 한 윤항기는 "내가 85년 살아오면서 느꼈던 삶, 마지막 노후에 마지막 인생길에서 황혼의 마지막 들녘에 '아,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 내가 아닌 여러분 덕분에' 하며 정말 행복하다고 감사할 수 있는 공연이 있다는 게 저는 정말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번 '윤항기 65주년 기념 헌정 공연 : 여러분 덕분에 나는 행복합니다'에는 최백호·서유석·장미화·김수희·조항조·유현상·전영록·인순이·최희선·소찬휘가 출연해 윤항기의 대표곡 12곡을 재해석하고, 윤항기와 합동 무대도 꾸민다. 작곡가 김기표가 이끄는 팝스밴드와 세션이 연주를 맡는다.
조항조는 헌정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으로 "더없이 영광스럽다.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열어주신 선배님이신데 무대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뜻깊고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유현상도 "윤항기 선배님은 음악인을 떠나서 저는 역사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이런 분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라며 "여러분들도 좀 오셔서 (공연이) 흥행 성공해야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헌정곡 '이 나이에도'는 최백호가 만들었다. 이날 AI 가이드 버전을 통해 공개된 음원을 듣고 윤항기는 "정말 가사가 직설적이다. 나이 드신 분들도 그렇고 젊은 사람도 그렇고 그 노래를 들으면 굉장히 여러분들이 나의 남은 미래와 현실을 되돌아보고 삶에 대해서 감사해하는 곡"이라며 "이런 노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저는 너무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24일 서울 마포구 마트아트홀맥에서 열리는 윤항기 65주년 헌정 공연 포스터. ㈜라이브모먼트 제공
조항조는 "노래가 억지로 감성을 끌어내는 곡들도 많다. 그냥 듣기만 했는데 그 진심이 다 들어가 있다"라며 "영원히, 오랫동안 갈 수 있는 '마이 웨이'(My Way) 같은 노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했다. 윤항기도 "이 곡이 국민들에게 크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지 질문하자, 윤항기는 "제 삶"이라고 답했다. 그는 부모님께 물려받은 '재능'에 감사함을 표현하며, "사실은 살아가기 위해서, 생활의 방침으로, 삶의 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거다.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음악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먹고살기 위해서 했던" 것이지만, "지금까지 돌아보면 저의 삶은 음악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라는 게 윤항기의 설명이다. 30년 가까이 성직자로 삶을 살아왔을 때도 '음악 목사'였기에, "음악을 떠나서는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윤항기에게 음악은 무엇이냐, 한마디로 나의 삶이다"라고 정리했다.
'헌정 공연'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윤항기는 "흔히 말하는 '은퇴 공연'하고는 다르다. 헌정 공연하면 '이제 더 이상 활동 안 하시는 건가?' (하는데) 그건 아니다. 제가 노래할 수 있는 데까지는, 저한테 은퇴라는 것 없이 계속 노래할 것이다. 제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는"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24일 저녁 6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윤항기 65주년 기념 헌정 공연 '여러분 덕에 나는 행복합니다'의 수익금 일부는 전쟁고아 및 다문화가정 지원 단체 등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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