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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4천명 하나금융人 청라에 모인다…'연결'과 '출퇴근'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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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0개 관계사 2200명 순차 이전…4천명 모이는 '청라시대'
노조 "하나금융 건물만 덩그러니…셔틀버스 1시간 지연"

하나금융 청라 헤드쿼터(HQ) 1층 로비에서 올려다본 모습. 임민정 기자하나금융 청라 헤드쿼터(HQ) 1층 로비에서 올려다본 모습. 임민정 기자
30일 오전 찾은 인천 청라 하나금융그룹 헤드쿼터(HQ). 1층 로비에 들어서자 곡선형으로 이어진 층들이 겹겹이 눈에 들어왔다. 층 사이로 계단이 이어지고, 곳곳에 열린 공간으로 자연광이 건물 안쪽까지 들어왔다. 사옥은 아직 입주가 한창이었다.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인부들이 막바지 작업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은 지난 14일부터 청라 HQ 입주를 시작했다. 하나금융지주 전 직원과 하나은행·하나금융티아이 일부 직원이 먼저 자리를 옮겼다. 오는 12월 초까지 10개 관계사 직원 약 2200명이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기존 청라 근무 인력까지 합치면 약 4천명이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 청라 HQ는 지하 7층~지상 15층 규모다.

벽 없애고 계단으로 잇고…'연결' 강화

업무공간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사무실이 나타났다. 한 층의 전용면적은 약 1100평으로 기존 명동사옥의 3배 수준이다. 부서와 조직을 가르는 벽은 최소화하고 층 사이를 바로 오갈 수 있는 내부계단을 뒀다. 3~7층과 10~14층을 각각 연결한다. 현장 관계자는 "직원들의 '이합집산'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7층 스마트워크센터에는 여럿이 함께 일하거나 자유롭게 회의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업무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5G 무선망과 클라우드 기반 업무환경을 갖춰 특정 자리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했다.

15층 옥상공원에서 바라본 전경. 서해가 내다보인다. 임민정 기자15층 옥상공원에서 바라본 전경. 서해가 내다보인다. 임민정 기자
15층 옥상공원에 오르자 청라하늘대교와 서해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래로는 글로벌캠퍼스 등 하나드림타운 일대가 내려다보였다. 옥상공원과 외부 테라스 등 일부 공간은 일반인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

하루 해커 IP 1천건 차단…24시간 돌아가는 보안관제

청라 HQ에서 도보 5분 거리엔 통합데이터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핵심 시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보안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 사람씩 통과하는 스윙도어를 지나 에어샤워까지 거쳐야 한다. 스윙도어는 출입 전후 무게를 확인해 장비의 무단 반출 등을 막도록 설계됐다.

통합보안관제센터에서는 대형 화면을 앞에 두고 보안 인력들이 그룹의 네트워크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었다. 벽면 대시보드에는 탐지·차단 등 사이버 위협 현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현재 35명의 보안 전문가가 근무하며, 침해대응 인력은 4인 1조로 24시간 대응한다. 하루 평균 약 1천건의 해커 IP를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현장 관계자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이버 공격 통로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종합상황실에서는 은행·카드·증권의 거래 건수와 체결 건수, 트래픽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평소 금융거래와 시스템의 이상 여부를 살피고,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을 지원하는 곳이다. 전력 설비도 해안가에 위치한 청라의 입지 특성을 고려해 설계했다. 통상 지하에 두는 전기실을 지상에 배치해 침수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금융서비스를 멈추지 않기 위해 주요 기반 설비도 이중화했다.

HQ 밖엔 '이전 반대' 농성…출퇴근 문제는 숙제

HQ 밖에서는 다른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 하나카드 노동조합의 천막 농성이 진행 중이었고, 주변에는 '동의 없는 청라 이전 반대', '전 조합원 총단결로 막아낸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나카드 노동조합이 하나금융그룹 헤드쿼터(HQ) 맞은 편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임민정 기자하나카드 노동조합이 하나금융그룹 헤드쿼터(HQ) 맞은 편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임민정 기자
노조는 성명서에서 "허허벌판 위에 청라 HQ와 데이터센터, 연수원 등 하나금융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을 뿐 직원들이 이용할 기반시설은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또 "9월부터 시작된 지주사 이전의 뚜껑을 열어보니 출근 셔틀버스는 1시간씩 지연되고 공항철도 청라 HQ행 노선 증편은 계획조차 없다"며 교통·직원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나금융은 청라 HQ에 헬스장과 스포츠마사지실, 보건실, 60개의 캡슐룸 등 직원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매일 출퇴근 셔틀버스 40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물 안에서는 직원 간 '연결'을 강조했지만, 서울과 청라를 오가는 출퇴근 문제는 이제 막 '청라시대'를 연 하나금융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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