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30일 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에 일제히 착수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와 은행 지배구조 개선을 당부한 지 일주일 만으로, 이번 인선이 지주들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B·우리·하나금융은 이날 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일제히 열었다. 신한금융은 앞서 21일 CEO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지주 임추위는 후보 선정 기준을 논의한 뒤 후보군을 검토하고, 최종 후보나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계열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일제히 끝난다. 당국이 금융지주의 CEO 승계 구조를 주요 점검 대상으로 올려놓으면서 은행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선은 당국 주문이 실제 절차에 얼마나 반영될지 가늠할 첫 사례로 꼽힌다. 이 원장은 지난 23일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당부했다. 지주 회장에게 쏠린 자회사 CEO 인사 권한을 분산하고, 은행 이사회와 임추위가 후보 검증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지주들도 대응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은행 임추위가 은행장 후보를 직접 추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넓혔다. 기존에는 지주 임추위가 후보군을 정해 은행에 넘기는 방식이었다. 하나금융은 2024년부터 은행 임추위에 은행장 후보 추천권을 부여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숏리스트에 대한 의견도 낼 수 있도록 했다. 최종 후보 평가 과정에는 은행 임추위원장이 참석해 의견을 직접 전달한다.
우리금융은 은행 임추위에 현직 경영성과를 점검하는 절차를 새로 만들었다. 외부 전문기관도 참여시켜 내부 검토뿐 아니라 시장 관점에서 경영성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승계 단계별 기준과 절차도 미리 정해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임추위에서 후보 선정 기준을 마련한 뒤 11월부터 12월 초까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최종 후보를 계열사에 추천한다.
다만 은행 임추위에 추천권이나 의견 제시권이 주어져도 지주가 후보군 관리와 최종 추천권을 쥔 구조는 그대로인 만큼, 은행 이사회가 형식적 추인을 넘어 검증 과정에 얼마나 깊이 관여할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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