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수영구 일대 아파트. 송호재 기자지역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 등 여파로 부산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제도를 활용해 시장이 침체된 지역을 '위축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6.9배로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울산 6.7배, 서울·경기 6.3배 등이 뒤를 이었고, 인천이 4.6배로 가장 낮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상·하위 아파트 사이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상·하위 간 가격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부산의 지난달 상위 20% 평균 매매가격은 8억 8619만 원으로, 지난 1월 8억 4576만 원보다 4.78% 올랐다. 반면 하위 20%는 지난 1월 1억 2905만 원에서 1억 2765만 원으로 1.08% 하락했다.
이처럼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원인으로는 지역 경기와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다주택자 규제 기조가 이어지며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심리가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은 가계 부채가 늘고 있는 반면 가구당 소득은 줄어들고, 인구는 계속 다른 지역으로 유출하는 등 여파로 서울이나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 전반적인 경제 체력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아파트 실수요와 투자 수요는 모두 감소했고, 향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는 분위기다.
그나마 남은 수요는 이른바 '해수동(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과 같은 인기 지역 아파트로 쏠리면서, 이들 아파트는 가격이 오르고 나머지 지역은 대폭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이어지면서 여유 자금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좋은 주택 하나만 남기자'는 성향이 뚜렷해진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양극화 심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 주택시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시장이 위축된 지역을 별도로 지정해 여러 부양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바람직한 처방은 지역 경제 체력을 길러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이 정착하게 해 주택 수요를 늘리는 거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하락하거나 경기가 안 좋은 지역을 침체 지역으로 관리하면서, 각종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을 주는 방식으로 실수요자들이라도 집을 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가격이 오르는 '과열지역' 뿐만 아니라 침체된 '위축지역'도 할 수 있도록 주택법이 바뀌었다. 당시에도 지역 경기가 좋지 않아 부양책을 내려고 했던 의지가 있었으나, 실제 지정된 사례는 아직 없다"라며 "위축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 나아가 별도 법안으로 만들어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