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제공평생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 속에서 무난하게 살아온 30대 여성 나진 앞에 15년 전 헤어진 과외 학생 다혜가 다시 나타난다.
이서수의 장편소설 '우리 착한 나진'은 그렇게 시작해 우리가 선의라고 믿어온 태도와 관계의 규칙을 다시 들여다본다.
나진은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신세는 지지 않으려 하고, 받은 만큼 돌려주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다혜가 다시 등장한 뒤 전세 사기와 직장 내 괴소문 등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잇따르면서 그가 믿어온 삶의 방식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소설은 '손절'과 호의, 돌봄을 둘러싼 관계의 손익 계산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 정말 대가 없는 선의인지, 호의를 베푸는 위치가 관계의 주도권과 맞닿아 있지는 않은지 되묻는다.
도움을 주던 나진이 어느 순간 도움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처지가 되고, 오히려 다혜가 손을 내밀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뒤집힌다. 그 과정에서 착함과 이기심, 돌봄과 의존의 경계가 흐려진다.
'젊은 근희의 행진', '마은의 가게', '미조의 시대' 등에서 평범한 인물들의 생활과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온 이서수는 이번 작품에서도 집과 직장, 돈과 신뢰가 얽힌 현실을 통해 오늘의 관계 감각을 포착한다.
'우리 착한 나진'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60번째 작품이다.
이서수 지음 | 민음사
황금가지 제공로맨스와 스릴러가 맞닿는 순간을 포착한 단편집 '러브콜릿'은 황금가지가 브릿G 제3·4회 로맨스릴러 공모전 수상작 7편을 묶어 펴낸 책으로, 스릴러의 긴장감에 무게를 둔 'BITTER'와 로맨스의 설렘을 앞세운 'SWEET' 두 권으로 구성됐다.
'BITTER'에는 에도 시대 두 인형가의 집착과 예술혼을 그린 '인형가', '어린 왕자'를 로맨스릴러로 변주한 '토성의 바다', 재벌 2세와 영양사의 관계를 뒤튼 '너의 차가운 손길에 나는 눈을 감고'가 실렸다.
'SWEET'에는 불법 투기장을 배경으로 한 BL 로맨스 '부서지는 심장', 의술 때문에 천년 묵은 여우로 몰린 여성의 이야기 '여우 이야기', 힘의 관계를 뒤집은 로맨스 판타지 '놋뱀과 푸른빛', 경성의 흡혈귀를 소재로 한 '사랑해, 송곳니'가 담겼다.
앞선 공모전 수상작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초청작과 웹툰화 작품도 나온 만큼, 이번 작품집 역시 장르소설을 넘어 새로운 이야기 지식재산권(IP)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지언·장은영·오동궁 외 지음 | 황금가지
토닥스토리 제공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알아보는 능력을 지닌 결혼정보회사 팀장 신보영. 억울한 스캔들로 회사를 그만둔 뒤 그의 앞에 뜻밖의 상담객들이 찾아온다. 바로 못다 한 사랑을 품고 죽은 귀신들이다.
김호애의 장편소설 '죽여주는 연애 상담소'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펼쳐지는 오컬트 로맨스다.
남편의 새 사랑을 막고 싶은 귀신, 죽어서라도 연애해보고 싶은 모태솔로, 사랑하는 인간과 영혼결혼식을 꿈꾸는 귀신까지 저마다 사연을 지닌 이들이 보영에게 연애 상담을 청한다.
보영은 이들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자신이 외면해온 사랑과 삶을 돌아보게 된다. 소설은 죽은 자들의 사랑을 통해 완벽한 인연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그 순간의 진심이라고 말한다.
유머와 추격전, 기묘한 사건을 빠르게 엮으면서도 끝내는 "사랑은 삶을 바꾼다"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질문으로 향한다.
김호애 지음 | 토닥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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