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폭스 빙하의 모습. 뉴질랜드 환경부 '빙하, 설선 및 생물 다양성' 보고서 제공뉴질랜드의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뉴질랜드 도시·환경·지역·수송부와 통계청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대기 및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뉴질랜드 북섬 남쪽 끝에 있는 바링 헤드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23.1ppm을 기록하며 1972년 첫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909년 이후로 뉴질랜드의 연평균 기온은 1.36°C 상승했으며, 가장 따뜻했던 10년 중 7년이 최근 10년(2016~2025년) 사이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이번 세기 중반까지 기온은 0.75°C~1.2°C 추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폭염의 빈도와 기간, 강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온난화는 빙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질랜드에는 약 3천 개의 빙하가 있는데, 기온이 증가하면서 부피 역시 1997년 56㎦에서 2023년 30㎦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해수면은 2045~2050년 사이 1995~2014년보다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스럽게 뉴질랜드 주변 해수면 온도도 10년당 0.16~0.26°C 상승 중이며, 이는 글로벌 평균보다 34% 빠르다.
실제로 기온이 상승해 빙하가 녹으면 바다로 더 많은 물이 흘러 들어가고, 해수는 따뜻해지고 부피가 팽창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이러한 복합적인 영향이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을 10~20㎝ 상승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뉴질랜드 환경부 '극한 기상 현상' 보고서 제공온실가스 농도 상승으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현상까지 잦아지고 있다.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극한 강수량이 5~8% 증가한다. 이로 인해 오클랜드(2023), 오타고(2024), 웰링턴(2026년 4월, 시간당 70㎜ 이상 폭우) 등에서 심각한 홍수가 연이어 발생했다.
사이클론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 2월 사이클론 가브리엘과 올해 4월 사이클론 바이아누 등 오클랜드와 북섬 지역은 강력한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시속 130㎞에 달하는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를 발생시킨 사이클론 가브리엘 발생 당시 뉴질랜드는 역사상 3번째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시 오클랜드 홍수로 인한 손해보험 지급액만 38억 달러(한화 약 5조 855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고온과 낮은 토양 습도로 인해 농업적 가뭄 위험이 변하고 있으며, 오는 2100년까지 많은 지역에서 산불 위험 조건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자연환경과 생태계 변화 역시 가져왔다.
수온 상승 및 강수량 변화로 민물고기 서식지가 감소하고, 해양 온난화·산성화로 백화 현상(자연환경의 표면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 및 해조류 생태계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및 사망률 증가, 렙토스피라증처럼 홍수 후 감염병 및 수질 오염 위험도 증가했다.
제레미 라이트풋 환경부 장관과 콜린 린치 정부 통계조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기후 변화는 자연환경과 인공 환경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어떤 변화는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어떤 변화는 기상 재해의 빈도·강도·발생 지역의 변화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공동체, 기업, 기반 시설, 생태계가 작동하는 환경 조건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 상황에 관해 보고서는 "우리가 알아 온 기후가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며 "지난 1만 년 동안 대체로 안정적이었던 뉴질랜드의 기후가 변하고 있으며, 그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고 열이 갇히고 있다. 상승하는 기온, 따뜻해지는 해양, 해수면 상승, 강수 패턴 변화, 그리고 더욱 강력해진 극한 기상현상으로 온난화의 결과가 표출되고 있다"며 "과거의 선택이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생태계·건강·경제·자산·기반 시설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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