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윤창원 기자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최근 논쟁에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과 관련해 "영화는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이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들이 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창작은 어디까지나 창작이며 반드시 사실에 기반할 필요는 없다'는 장이머우 감독 발언에 동의하는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어 김 원장은 조 의원이 "영화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면 다시는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창작자의 다음 작품까지 의욕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자 "맞다"고 동의했다.
앞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중국 거장 장이머우 감독은 최근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사실과 창작은 한마디로 표현하거나 답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들을 존중하며 먼 이야기에 대한 역사를 다루는 건 예술이라는 형식을 빌려 오늘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본다"며 "일부 동의하지 않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이것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정주리 감독도 "저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며 관객을 만났다"며 "이번 논쟁으로 인해 다음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위축이 된다"고 공감했다.
부산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들. 연합뉴스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콘텐츠진흥원이 '암살자(들)'에 대해 실시한 콘텐츠 가치평가도 언급됐다.
콘텐츠진흥원은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에 따라 콘텐츠의 완성도와 시장성, 경제성 등을 가치 평가해 투자기관에 제공하고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지난해 10월 27일 제작 초기 단계에 있던 '암살자(들)'은 '콘텐츠 가치평가 보고서'에서 12개 세부 평가항목 중 감독 역량과 시나리오, 기획 등 10개 평가항목에 A등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가치평가는 영화의 역사관이나 정치적 성향이 아닌 작품의 경제적인 가치와 사업성을 평가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감독에 대해서 평가할 때는 기존에 좋은 작품을 했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한다"며 "허진호 감독 수준이면 보통 좋은 등급을 받는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1998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해 '봄날은 간다'(2001), '덕혜옹주'(2016),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대도시의 사랑법'(2024)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신자유연대와 벨라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4일 서울 성북구 배우 유해진 씨의 자택 인근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영화 '암살자(들)' 제작사와 배우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편, 영화계 19개 단체로 구성된 영화인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난을 넘어 개인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일부 보수 단체는 영화 '암살자(들)'의 출연 배우 주거지로 추정되는 장소에 가서 집회를 진행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는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상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비난이 지속되자, 영화 '암살자(들)' 측은 부국제 개막을 앞두고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했다. 이번 부국제에서는 영화 '암살자(들)' 주연 배우인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의 무대인사를 비롯해 이민호의 액터하우스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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