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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사업 모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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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3개월 숙의 결과 발표
퐁피두 분관, 이기대 경관 훼손과 재정 문제 등으로 중단
북항에 복합전시공간 조성하고 기존 미술관 역량 강화
라 스칼라 초청 공연도 중단…시 재정 부담·지역기여 부족 판단

이기대예술공원 퐁피두센터 분관 조감도.  부산시 제공이기대예술공원 퐁피두센터 분관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퐁피두 부산분관과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오전 브리핑에서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을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는 두 문화 현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3개월 동안 숙의 절차를 진행했다. 퐁피두는 시의원 2명이 공동 단장을 맡은 18명 규모의 정책점검단의 무기명 의견서를 검토했고,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은 운영자문단 회의, 시민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거쳤다. 이후 문화협력위원회 심의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최종적인 의견을 수렴했다.

전재수 시장은 "전임 시장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뒤집지 않고, 그렇다고 이미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도 않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시민 체감, 공공성, 재정, 행정의 책임성을 원칙으로 숙의 절차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퐁피두, '이기대 보존·계약 조건' 등 이유로 중단…북항 복합전시공간 추진

부산시는 이기대 환경 보존과 재정 합리성 등 4가지 이유를 들며 퐁피두 부산 분관 건립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오랜 지질 역사를 간직한 국가지질공원 이기대에 영구 시설물을 짓는 것은 편익에 비해 환경 훼손 등 대가가 크다는 결론이다. 또 계약조건에서 부산의 권리와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경제성 분석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져 재정 부담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나 동반성장 계획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책점검단에서는 찬반 견해차가 있었지만, 주요 사업 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시는 전했다.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전체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고, 조건부 찬성 위원들도 환경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입지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는 숙의 과정에서 '세계적 문화기반시설의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북항 일대에 지역 예술인들이 오랫동안 요청해 온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전액 국비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부산 시립미술관과 서부산 현대미술관의 역량을 높이고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라 스칼라는 '찬성' 우세했지만 재정·지역기여 문제로 중단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기념해 마련하려던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시는 시민 여론조사 결과 75%가 공연에 찬성하고 문화협력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도 조건부 찬성이 64%에 달하는 등 세계적 공연을 향한 높은 기대는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재원과 개관 준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3가지 이유로 계획 중단을 결정했다.

먼저 애초 사업비 100억 원 가운데 최대 50%를 기업의 기부와 협찬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목표에 미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부산에 남길 성과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도 중단의 이유로 꼽았다.

지역 예술인의 참여·교육과 인재양성으로 이어질 협력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부산시 입장이다. 완성도 높은 공연장을 선보이기 위해 충분한 개관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시민이 기대하는 세계적 작품의 진가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연장과 운영체계 전반의 완성도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시는 강조했다.

부산시는 올해 말 준공, 하반기 시범 공연, 2028년 정식 개관 등 오페라하우스 개관 일정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개관 페스티벌은 지역 문화 예술인과 함께 부산의 역사와 삶,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 준비한다. 기획부터 제작·연습·공연까지 이어지는 제작시스템을 구축해 경험과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향후 우수 해외 작품 초청, 국제교류를 통해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운영 안정성을 확보할 경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라 스칼라 극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초청 공연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재수 시장은 "이번 숙의 과정은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찾는 과정으로, 결론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의 기대와 제안도 정책에 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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