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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출산율 목표치 뺀 첫 인구전략…'삶의 질' 높이기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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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부위원장 "출산율 중요하지만 목표치 제시 지양"
삶의 질·경제활동참가율로 대표 지표 바꿔
예산사전협의제 내년 1월부터…청년 돌봄전문직 육성도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첫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에서 구체적인 합계출산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출산율 반등은 여전히 중요한 정책과제지만, 결혼과 출산을 수치로 재단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고 인구감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출산율 목표 있지만 공개 안 해"…삶의 질·경제활동 지표 전환

대통령 직속 인구전략위원회는 14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위원회 본회의에서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된 이후 처음 수립된 기본계획으로, 기존의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넘어 지방소멸, 기술혁신, 이주민 정책 등을 포괄하는 국가 차원의 인구전략이 담겼다.
 
우선 정부는 출산율과 인구규모에 초점을 맞췄던 인구정책의 목표를 '개인 삶의 질 제고'와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번 기본계획에는 구체적인 합계출산율 목표치를 담지 않았다.
 
출산율이 당장 반등하더라도 그간 누적된 저출생의 영향으로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를 장기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출생아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최소 20년이 걸리는 만큼, 출산율 제고와 별개로 줄어드는 인구에 적응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김진오 인구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내부적으로 합계출산율) 목표치는 갖고 있지만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며 "결혼과 출산이라는 것은 인간 세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데 수치로 재단한다는 것조차 사실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파장이 너무 큰 수치이기 때문에 만약에 여기에 달성을 못 할 경우에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결혼과 특히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모든 분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서 목표치 제시는 우리 인구전략위원회에서는 지양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출산율 제고 정책을 포기하거나 중요도를 낮춘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합계출산율 제고는 여전히 아주 중요한 정책과제"라며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숫자를 매달 성적표를 받아보는 심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에서 정부가 새롭게 내세운 대표 지표는 국민 삶의 만족도와 경제활동참가율이다. 지난해 6.6점이었던 삶의 만족도를 2030년 7.0점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은 71.8%에서 74.0%로 높이는 게 목표다.
 
정부는 인구변화 속도를 늦추는 '완화', 변화된 인구구조에 맞춰 제도를 바꾸는 '적응',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도약'을 3대 추진전략으로 설정했다.
 

인구 관련 예산 내년부터 사전협의…실효성 확보는 과제

인구전략위원회로 개편되며 도입되는 '예산 사전협의제'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각 부처의 인구 관련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들은 인구전략위원회에 1월 3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구전략위원회 김진오 부위원장. 박종민 기자인구전략위원회 김진오 부위원장. 박종민 기자
각 부처가 매년 1월 말까지 관련 사업의 투자 방향과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을 위원회에 제출하면 위원회와 부처가 4월 말까지 사전협의를 거치고, 이후 각 부처가 5월 말까지 기획예산처에 예산요구서를 제출하면 위원회가 6월 말까지 종합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김 부위원장은 "협의 대상 범위와 내용, 평가 방법, 부처 협의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며 평가기관도 지정하겠다"며 "앞으로 인구 관련 모든 정책들, 특히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들은 인구전략위원회와 협의를 거치면 정책들이 더욱 고도화되고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위원회의 협의 결과가 실제 정부 예산편성에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을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예산 사전협의제와 함께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 연구기관 지정을 통한 인구정책 심층평가도 시행한다. 내년엔 지역인구, 2028년엔 이주민 대응 분야를 중심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국방·교육·안전·의료 등 주요 분야의 인구변화와 파급효과를 미리 분석하는 '인구영향예고제'도 도입한다.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 등의 기존 인구 관련 통계·전망과의 차이에 대해 박 상임위원은 "인구영향예고제는 현재 변화 상황을 우리 사회와 좀 더 의무적으로 공유하고 실질적인 정책과 국가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산·양육지원 확대…청년 돌봄전문직도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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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에 4대 분야 117개 기본과제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7개 도전과제를 담았다. 기존 출산·양육 지원급여를 확대 개편해 첫째 1천만원부터 셋째 이상 1500만 원까지 지급하는 '아이맞이지원금'을 신설하고, 지역에는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동기본수당은 월 20만 원을 기본으로 지역 거주 아동에게 월 1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육아지원 사각지대에 있던 프리랜서와 특수고용 노동자, 1인 자영업자 등에게도 월 50만 원씩 3개월간 육아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구감소지역의 일자리 부족과 고령화에 따른 돌봄 인력난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청년 돌봄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청년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현재의 근로조건으로는 청년들을 유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 조건이면 안 간다"며 "요양보호사들의 연봉 수준이 2400만~3500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 처우가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적정 임금과 주거지원 등도 병행해야 청년들이 돌봄 전문직 일자리에 참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청년 돌봄전문인력 10만 명 양성 구상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임금 수준과 지원 방식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수엽 복지부 제1차관은 청년 전문인력이 스마트홈과 돌봄시설에서 첨단기술을 관리하고 기존 종사자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2028년 이후 본격적인 현장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추가 의견수렴과 수정·보완을 거쳐 차관·국무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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