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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풀 프로덕션 이상의 깊이·몰입감…1800석 울린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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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릉, 동해, 고성 공연 대성황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의 진수와 유럽 최정상 캐스트의 숨 막히는 앙상블
영상으로 재현된 파리의 겨울, 열광의 기립박수와 '네순 도르마' 앙코르까지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가난하지만 낭만으로 가득했던 19세기 파리 보헤미안들의 시리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2026년 서울의 가을밤을 짙은 감동으로 물들였다.

지난 10월 10일과 11일 이틀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이탈리아 유레지오 클라시카 초청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이 매회 1800여 명의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초청 내한 공연을 넘어, CBS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 및 주최한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와 완성도가 남달랐다.
 

영상으로 피어난 19세기 파리, 감동의 깊이 더한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

이번 무대는 거대한 세트나 화려한 물리적 무대 장치를 최소화한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꾸며졌다. 무대 장치 대신 그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운 것은 19세기 파리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섬세한 영상미였다. 눈 내리는 차가운 파리의 다락방, 화려하고 왁자지껄한 카페 모무스와 겨울 거리 등의 배경이 무대 뒤 스크린에 생생한 영상으로 재현되어 관객들이 극의 겨울 분위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또한, 이탈리아어 원어 노래에 맞추어 정확하고 섬세하게 번역된 한국어 자막을 영상과 함께 화면에 담아내어, 오페라 초심자들도 극의 서사와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을 쉽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리적인 장치에 시선을 뺏기지 않고 푸치니 음악의 본질과 영상이 주는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려는 기획 의도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관객들은 풀 프로덕션(Full-production) 오페라보다 한층 더 정서적인 흐름에 집중할 수 있었고, 영상과 음악, 자막이 조화를 이루며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오페라였다.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준 유럽 최고 캐스트의 앙상블

무엇보다 현재 유럽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이탈리아 최정상 성악가들의 눈부신 노래와 섬세한 연기력은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가난 속에서도 낭만을 잃지 않는 시인 '로돌포' 역을 맡은 테너 다리오 디 비에트리(Dario Di Vietri)는 1막의 유명한 아리아 '그대의 찬 손'부터 4막의 절규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성량과 짙은 호소력으로 열정과 절망을 완벽히 묘사했다. 병약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순수했던 '미미' 역의 소프라노 로산나 로 그레코(Rosanna Lo Greco)는 청아하고 기품 있는 음색으로 극의 비극성을 애절하게 표현해 내며 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더불어 다혈질 화가 '마르첼로' 역의 바리톤 루카 시모네티(Luca Simonetti)와 자유분방하고 매혹적인 '무제타' 역의 소프라노 페데리카 디 트라파니(Federica Di Trapani)는 능청스러우면서도 열정적인 밀당 연기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에 입체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 '쇼나르' 역의 바리톤 다닐로 팔루디(Danilo Paludi)와 묵직한 중저음으로 극의 깊이를 더한 철학자 '콜리네' 역의 베이스 보즈히다르 보즈킬로프(Bozhidar Bozhkilov)까지, 단 한 명의 빈틈도 없는 완벽한 캐스팅은 각 캐릭터의 개성을 뚜렷하게 살려내며 경이로운 앙상블을 완성했다.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완벽한 조화, 객석을 압도한 눈물의 피날레

음악적 중심을 잡아준 이탈리아의 거장 마우리치오 코라잔티(Maurizio Colasanti)지휘자와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안정적이고 유려한 연주는 무대 위 성악가들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며 푸치니 특유의 색채감 넘치는 관현악을 찬란하게 빚어냈다. 특히 2막의 왁자지껄한 크리스마스이브 파리 거리와 카페 모무스 장면에서는 CBS소년소녀합창단과 노이오페라코러스가 등장해 경쾌하고 웅장한 합창을 선보이며 극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전환, 콘서트 오페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청각적 스펙터클을 선사했다.

극의 절정인 4막, 미미가 서서히 숨을 거두고 로돌포와 보헤미안 친구들이 비통함에 잠기며 피날레가 연주되는 순간, 1,800석 롯데콘서트홀 객석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숙연함에 빠져들었다. 무대 위 슬픔과 객석의 감정이 하나로 동화되는 놀라운 순간이었다.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관객들의 찬사 릴레이, 열광의 '네순 도르마' 앙코르

지휘봉이 내려가고 정적이 깨지자,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박수와 함께 "브라보!"를 연호했다. 커튼콜 내내 이어진 끝없는 환호에 화답하듯, 성악가들은 푸치니의 또 다른 걸작 오페라 '투란도트'의 명곡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를 앙코르곡으로 선사하며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역시 본고장 이탈리아 성악"…정상급 벨칸토 창법과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조화

공연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관람객들의 극찬과 생생한 후기가 잇따랐다. 관람객들이 입을 모아 꼽은 최고의 백미는 단연 이탈리아 현지 성악가들의 압도적인 기량과 오케스트라의 호흡이었다.

성악을 전공하는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jamesk_gu)은 "정말 오랜만에 유럽 정상급 성악가들의 벨칸토 창법을 들으며 귀 호강을 했다"며 수준 높은 공연에 감사를 표했다. 또 다른 관객(kim_ban_jang_)은 소프라노 로잔나 로 그레코(Rosanna Lo Greco)와 테너 다리오 디 비에트리(Dario Di Vietri) 등의 열연에 "와, 역시 이태리… 최고였다. 이제 우리나라 공연은 어떻게 보나"라며 본고장 성악가들의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4막으로 구성된 극의 흐름을 이끈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도 "오케스트라 합이 정말 잘 맞는다"(_ticket_book), "무대 가득 퍼지는 아름다운 아리아와 웅장한 선율 덕분에 가을밤이 훨씬 더 따뜻하고 풍성해졌다"(rositamin92)는 찬사가 이어졌다. 특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앵콜 무대에서는 푸치니의 또 다른 명곡인 네순 도르마(Nessun dorma)가 울려 퍼지며 객석의 뜨거운 박수갈채와 '브라보' 환호를 이끌어냈다(aquaflower0202, yunhyejin47).

오페라 입문자부터 눈물 훔친 가족 관객까지…웃음과 눈물 교차한 감동의 무대

이번 공연은 평소 오페라를 어렵게 느끼던 입문자부터 오랜 클래식 애호가, 가족 단위 관객까지 모두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

오페라 장르를 처음 관람했다는 한 관객은 "오페라라는 장르가 재미없을까 싶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며 "무제타를 보고 얼굴을 감싸 쥐는 마르첼로나 카페 모무스의 영수증을 보고 쓰러지는 장면 등 웃긴 포인트에선 웃기고, 비극이니만큼 마지막엔 슬펐다"고 유쾌함과 비극적 아름다움이 공존한 무대 연출을 호평했다. 어릴 적 내용을 모르고 봤던 작품을 성인이 되어 다시 찾은 관객(yunhyejin47) 역시 "더 여유롭게 보니까 또 다른 재미가 느껴져서 박수와 브라보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되새긴 뭉클한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우연한 기회에 홀로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shim_yeosa)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에 매일 듣다시피 한 테너 아리아에 눈물이 났다. 그토록 좋아하셨던 오페라에 한 번 못 모시고 간 후회에 마음이 아렸던 연주회"라며 깊은 여운을 고백했다. 반면, 어린 아들과 함께 객석을 찾은 관객(seyoung_kang)은 아이와 함께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를 관람하며 단란한 가족의 추억을 공유했고, 언니와 함께 데이트에 나선 관객(rositamin92)이나 부산에서 올라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전막 공연을 직관한 열혈 관객(macwwantyou) 등 각양각색의 관람객들이 푸치니의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다.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서울의 열기를 넘어 강원 지역으로 이어진 감동의 투어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뜨겁게 달궜던 푸치니의 걸작 오페라 '라 보엠(La Bohème)'의 감동이 강원도의 가을밤을 완벽하게 매료시켰다.
 
13일 강릉아트센터를 시작으로 14일 동해문화예술회관, 15일 고성문화복지센터로 이어진 강원영동CBS 주최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 강원 지역 투어가 전석 매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강원영동CBS와 각 지자체 및 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강원 투어는 평소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정통 이탈리아 오페라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13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는 900여 명의 시민이 찾아 객석을 가득 채웠고, 이어 14일 동해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역시 560여 석이 빈틈없이 들어찼고 15일 강원도 최북단 고성 문화복지센터에서도 250여 석이 모자라 보조의자를 놓을 정도로 이번 공연에 대한 지역민들의 뜨거운 갈증과 기대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 강원 투어의 백미는 공연이 끝난 뒤 펼쳐진 앙코르 무대였다. 미미의 죽음으로 비통하게 극이 마무리된 후, 무대 인사에 나선 출연진을 향해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전원 기립하여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뜨거운 환호에 화답하며 성악가들이 앙코르곡을 부르기 시작하자, 객석의 관객들은 일제히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좌우로 흔들며 공연장을 마치 수많은 별이 떠 있는 밤하늘처럼 아름답게 수놓았다. 관객들의 깜짝 이벤트에 깊은 감동을 받은 출연진들은 무대 아래 객석으로 직접 내려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호흡하며 노래를 이어갔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잊지 못할 벅찬 감동의 순간을 연출했다.
 
열정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관람 매너를 보여준 관객들은 '라 보엠'의 짙은 여운을 감추지 못했다. 강릉과 동해, 고성의 관람객들은 입을 모아 "가을밤, 지역에서 이렇게 수준 높은 정통 오페라 공연을 보며 진정으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잊지 못할 벅찬 감동을 선물해 준 주최 측과 열연을 펼친 아티스트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콘서트 오페라 '라보엠'. CBS 공연기획센터 제공
이번 이탈리아 유레지오 클라시카의 내한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은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의 깊이와 유럽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열연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화려한 무대 장치 없이도 오직 음악과 성악가들의 목소리만으로 파리의 낭만과 청춘의 애환을 완벽히 재현해 서울과 강원 지역 클래식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의 페이지를 장식했다.
 
CBS 김세광 공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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