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는 전장 5m급의 대형 체급에 보닛과 펜더를 하나로 통합한 '코팡고(Cofango)' 디자인을 적용해 클래식 GT 특유의 매끈한 비율을 완성했다.
18일 서울 용산에서 강원 평창까지 왕복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주행 성능만이 아니었다. 자동차 기자로 일한 지난 1년 동안 이같은 관심을 받은 차는 드물었다. 차를 본 사람들이 "차주시냐" "차랑 사진 찍어도 되냐"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뒤돌아서 다시 볼 정도로 시선을 끌었다. 심지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디자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3.0L V6 '네튜노(Nettuno)' 트윈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650Nm를 낸다. F1 기술에서 가져온 프리챔버 연소 방식은 작은 보조 연소실에서 먼저 불을 붙이고, 그 불꽃을 본 연소실로 퍼뜨려 연료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태우는 기술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강한 힘이 곧바로 차체를 밀어내 속도가 붙을수록 엔진의 존재감도 커진다.
큰 차체를 다루는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차량 동역학을 통합 제어하는 장치인 VDCM이 서스펜션과 사륜구동(AWD),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등을 조율한다. 코너에 들어갈 때 차체가 크게 기울거나 가속 중 타이어가 헛도는 듯한 불안감을 줄여준다. 가벼운 스포츠카처럼 날렵하게 파고들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잡고 코너를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컴포트와 GT 모드에서는 에어 서스펜션이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방지턱이나 도로 이음매를 지날 때 충격이 그대로 몸에 전달되기보다 한 번 걸러지는 느낌이다. 장거리 주행에서도 고성능 스포츠카 특유의 뻣뻣함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포츠와 코르사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단단해지고 가변 배기 밸브가 열리면서 V6 엔진음도 한층 날카로워진다. 차분한 GT에서 가속과 배기음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스포츠카로 성격이 바뀐다. 3억 원대 가격표에 걸맞은 독보적인 프리미엄 오픈톱 GT의 가치를 보여준다.
실내는 12.2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메인 디스플레이, 8.8인치 하단 공조 스크린이 이어진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14초 만에 열리고 닫히는 캔버스 소프트톱과 성인이 실제로 탑승 가능한 2열 레그룸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 중 유일한 불만은 주행 중 하단 터치 조작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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