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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어려운 '추미애 리스크'…민주, 수습도 징계도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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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순직 소방관 조문…추 지사엔 말 아껴
거물 도지사에 경고 안 먹혀…"리스크 언제든 재발"

연합뉴스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직후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순직 사고까지 겹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바짝 몸을 낮췄다. 대통령 인사권을 둘러싼 공개 충돌에 이어 또다시 추 지사발(發) 악재가 터지자, 당내에선 좀처럼 제어되지 않는 '추미애 리스크'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민석, 순직 소방관 조문…추 지사 논란엔 말 아껴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8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천 공장 화재 순직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8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천 공장 화재 순직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8일 밤 경기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숭고하고 고귀한 일을 하시는 소방관들의 생명을 지키도록 국가와 정부가 노력하겠다"며 "민주당 대표로서 맘이 아프고, 국가의 일을 하는 입장에서 죄인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추 지사 발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당 차원의 사과는 이미 두 차례 내놨다.

이용우 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추 지사가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 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이튿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추 지사에게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

발단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였다. 추 지사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여전히 상당한 예산을 떠안고 있는 구조를 설명하다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재정 구조를 짚으려던 취지였지만 소방관을 재정 부담 덩어리로 묘사했다는 반발이 일었고, 소방공무원노조는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사흘 뒤엔 상황이 더 나빠졌다. 16일 오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 선착대로 투입된 김 소방위가 중상을 입고 구조됐다가 17일 새벽 끝내 숨진 것이다. 발언 직후 터진 순직 사고에 여론은 급격히 돌아섰다.

추 지사의 대응은 불을 더 키웠다. 추 지사는 16일 화재 현장에서 사과 의향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답했다. 17일에는 빈소를 찾아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이 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발언 나흘 만에 나온 사과였지만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단서 탓에 등 떠밀린 사과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당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친명계 중진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구화지문 설참신도(口禍之門 舌斬身刀)'를 적고 "추 지사는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시는 게 도리"라고 직격했다. 경기도당위원장인 서영석 의원도 지역위원장 긴급 연석회의에서 "추 지사는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유가족, 도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주기를 바란다"며 "그것이 신뢰를 되돌리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거물 도지사에 경고 안 먹혀…"리스크 언제든 재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민주당이 곤혹스러운 건 추 지사발 논란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추 지사는 앞서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친윤 검사'라고 비판하며 인사권자인 이재명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섰다. 김민석 대표는 "각자의 처지와 역할에 맞게 정확하게 하는 것,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공개 경고를 보냈다. 추 지사를 둘러싼 관사·관용차 논란과 민생예산 삭감도 꾸준히 문제가 됐다.

쌓인 불만은 당원들의 징계 요구로도 이어졌다. '추 지사 비상징계를 바라는 당원 및 지지자 등 연대청원인 일동'은 온라인에서 비상징계 연대청원서 동의를 받고 있다. 재정 빨대 발언과 민생예산 감축, 대통령 인사권 관련 발언, 관사·관용차 논란 등 네 가지를 징계 사유로 들었다.

당규상 최고위원회 의결만으로 징계할 수 있는 비상징계 절차가 있고, 2023년 최강욱 전 의원에게 적용한 전례도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일단 신중한 기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추 지사도 사과했고 징계까지는 또 다른 내부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조심스럽다"며 "예산 국면에서 소방과 관련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내세워 취임한 지 석 달 남짓 된 광역단체장을 징계하는 건 자기 부정이라는 부담도 크다. 중수청장 인선을 거치며 갈라진 당원들의 갈등이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점도 지도부가 머뭇거리는 이유로 꼽힌다.

추 지사 논란은 다른 현안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청 지지율이 빠지는 가운데, 지도부가 검토해 온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여론이 가뜩이나 안 좋은데 강성 지지층만 결집하는 전략이 효과적일지 모르겠다"며 "일단 자세를 낮춰 민심을 듣는 게 1순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당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다만 6선 의원 출신에 법무부 장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거치고 경기도지사까지 오른 추 지사에게 당의 경고가 앞으로도 먹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이미 자신이 충분히 할 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고 보니 막기도 쉽지 않다"며 "리스크는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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