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모식도. KAIST 제공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영균 교수 연구팀이 무선 뇌영상 장비를 활용해 사람이 직접 몸을 움직이는 동안 뇌 활동을 측정하고, 우울 증상 수준에 따른 반응 차이를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사람들은 슬프거나 힘들 때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리거나 깊은 한숨을 쉬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기도 한다. 이런 몸짓은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반대로 몸의 자세가 감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연구팀은 '같은 몸짓에도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가 다르게 반응하는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마에 착용하는 무선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 장비를 활용했다. 이 장비는 빛을 이용해 뇌 혈액의 산소 상태 변화를 측정한다. 뇌가 활동하면 혈류와 산소 상태도 달라지는데, 이를 통해 뇌 활동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이다.
실험에는 20~35세 성인 52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우울 증상 설문과 정신건강 선별 면담을 거쳐 참가자를 우울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 27명과 우울 증상이 높은 집단 25명으로 나눴다.
각 집단의 참가자들은 부정적 감정 동작 또는 긍정적 감정 동작 가운데 한 가지 과제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부정적 감정 동작은 무릎 끌어안기, 크게 한숨 쉬기, 어깨 늘어뜨리기였으며, 긍정적 감정 동작은 승리 포즈, 깡충 뛰기, 박수 치며 웃기였다.
연구팀은 몸을 움직일 때 센서가 흔들리거나 두피의 혈류 변화가 측정 신호에 섞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예를 들어 센서의 흔들림 때문에 생긴 변화가 뇌 활동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영향을 줄이는 보정 과정을 적용해 뇌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똑같이 웅크리고 한숨을 쉬거나 어깨를 늘어뜨려도 두 집단의 뇌 반응은 반대였다. 차이가 나타난 곳은 이마 바로 뒤에 있는 뇌 영역인 '전전두엽'의 왼쪽 앞부분이었다. 우울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에서는 이 부위의 활동이 증가했지만, 우울 증상이 높은 집단에서는 감소했다.
특히 무릎 끌어안기, 한숨 쉬기, 어깨 늘어뜨리기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동작에서 같은 부위의 반응 차이가 반복됐다. 반면 긍정적 감정 동작에서는 세 동작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뇌 활성 패턴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같은 몸짓을 하더라도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가 이를 다르게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반응 차이가 반복된 전전두엽의 왼쪽 앞부분을 몸의 움직임과 감정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후보 영역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특정 동작의 우울증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뇌 활동이 늘었다고 기분이 좋아지거나, 줄었다고 더 우울해졌다는 뜻도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영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같은 몸짓에도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가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을 실제 동작 중 측정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몸의 움직임과 감정의 관계를 이해하고, 향후 개인의 상태에 맞는 동작 기반 정신건강 관리 방법을 연구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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