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대부분 상실했다는 하마스 보안군 고위 장교의 주장이 나왔다고 B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 장교는 BBC에 음성 메시지를 통해 "지난 수개월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마스의 지휘 및 통제 시스템이 붕괴했고 지도부의 95%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말하면 안보 구조가 거의 남지 않았으며 95%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하마스 지도부가 모두 사망했다"며 "현역에 있던 인물들도 모두 전사했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가자전쟁을 촉발한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맞서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이 고위 장교에 따르면 하마스는 올해 초 이스라엘과 57일간의 휴전 당시 정치·군사·안보 위원회를 재구성하며 조직을 재편성하려 시도했지만 지난 3월 휴전 연장 협상이 결렬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남은 지휘 체계도 공격했고 하마스는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 장교는 "보안 상황에 대해 확실히 말하자면, 완전히 무너졌다. 어디에도 통제가 없다. 치안도 완전히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마스의 통제력은 '제로'(0)이다. 리더십도, 지휘도, 소통도 없다"라며 "월급은 밀리고, 받는다고 해도 쓸 수도 없다. 월급을 받으려다 죽는 사람도 있다. 완전 붕괴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 장교는 "치안 공백 상황에서 지역 부족과 연계된 무장 단체가 점차 영향력을 얻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들 단체는 자금과 무기,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남부를 중심으로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단체는 베두인족 출신의 야세르 야부 샤바브가 이끄는 조직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 조직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가자지구 다른 소식통은 야부 샤바브가 하마스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동 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다른 무장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