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북비용" 법원 판결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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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00만 달러는 '방북 비용'으로 판단
그중 200만 달러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
與가 의혹 제기한 '70만 달러'는 무죄 영역
다만 검찰·국정원이 재판에 영향 줬다는 의혹은 계속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연합뉴스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목적으로 쌍방울그룹을 통해 북한에게 불법적인 돈을 준 혐의가 확정돼 수감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해당 사건이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요지는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유리한 증거를 은폐하는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조작해 재판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그 사례로 '국정원의 리호남 70만 달러 은폐'를 공개했다.

다만 법원은 해당 70만 달러에 대해선 이미 다른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200만 달러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한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이 내놓은 의혹이 판결을 바꿀 증거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검찰과 국정원이 증거 조작으로 재판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 다른 조작 의혹이 나올 경우 대북송금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법원도 인정한 방북 비용 '300만 달러'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해 쌍방울그룹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부탁을 받고 북한에 줬다며 기소한 금액은 300만 달러다.

법원도 해당 300만 달러가 실제로 방북을 목적으로 북한 측에 건네졌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근거는 사건 핵심인물인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의 일관된 진술이었다. 이들은 북한 측에 300만 달러를 줬다고 재판 내내 진술했다.

'대북송금 의혹' 2심 판결문 中
"김성태, 방용철의 아래와 같은 원심(1심) 법정 진술은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상호 부합한다. 나아가 이 법정에서 관찰되는 법정 태도, 그 진술 자체 또는 객관적 사실관계와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려운 점, 허위 진술할 뚜렷한 동기도 찾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중략)

"특히 방용철은 당심(2심) 법정에서 '2019년 5월 경 리호남과 방북 비용을 300만 불로 합의했다. 300만 불은 방북의 대가와 이재명 도지사의 방북에 소요되는 의전비용 의미가 다 들어가 있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 전 지사가 재판 과정에서 공개한 옥중서신 역시 300만 달러 송금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대북송금 의혹' 2심 판결문 中
"이화영은 수감 중이던 2023년 7월 21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옥중서신을 작성했다"

'저는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의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우연히 만난 북측 관계자와 김성태가 있는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문제를 얘기했고, 동석했던 김성태에게 북한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 지사 방북을 신경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바가 있습니다'

"위 옥중서신 내용은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 의혹을 전체적으로 부인하고 있기는 하나 김성태의 원심 및 당심 법정 진술 중 '제2회 국제대회 당시 호텔에서 피고인, 송명철과 이재명 지사의 방북 의전에 관해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과 일부 부합한다"

이러한 이유로 법원은 방북 목적의 대북송금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3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에 대해서만 금융제재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에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7월 북한 공작원 리호남을 필리핀에서 만나 건넨 70만 달러와 2020년 1월에 준 30만 달러는 '당시 김 전 회장이 해당 금전이 조선노동당으로 갈 것이라 판단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북송금 의혹' 2심 판결문 中
"김성태는 원심(1심) 법정에서 리호남에게 준 100만 달러에 관해 '3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는 공개적으로 당에 가는 거고, 100만 달러는 리호남이 '따로 인사할 데가 있다며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성태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조선노동당에 귀속될 것을 예정한 이 사건 200만 달러와 달리, 이 사건 100만 달러의 경우 최종 수수자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김성태의 진술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100만 달러의 용도도 불명확할 뿐 아니라 리호남이 상부에 이른바 '충성' 자금으로 지급하기 위하여 김성태로부터 교부받은 것이라면, 그 자체로 조선노동당이 아닌 다른 개인 또는 단체에 귀속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논란의 '국정원 70만 달러'는 이미 무죄 부분…새 증거 나올까

그런데 최근 민주당은 300만 달러 중 '리호남 70만 달러'에 대해서 국정원과 검찰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70만 달러를 줬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리호남은 필리핀이 아닌 제3국에 있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뒷받침할 국정원 첩보가 있었는데, 국정원과 검찰이 자료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건태 의원은 "국정원 감찰부서장에 임명된 유도윤 부장검사가 2023년 5월 10일 국정원 보고서 66건 중 13건만 비닉 조치를 지시했다"며 "수원지검은 압수수색 때 유 부장검사가 특정한 13건만 압수해서 실제 재판 증거로 활용했다. 배제한 증거는 수원지검 수사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불리한 자료였다"고 주장했다.

국정원과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유리한 자료를 은폐해 재판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선 해당 자료들이 정상적으로 제출됐다면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 않았겠냐는 말도 나온다.

사실 리호남이 2019년 7월 필리핀에 없었다는 것은 처음 나온 주장은 아니다. 이 전 부지사가 이미 재판 과정에서 주장한 내용인데,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북송금 의혹' 2심 재판 판결문 中
"한편 김성태의 이 부분 원심 및 당심 법정 진술의 취지는 '리호남이 제2회 국제대회 중 쌍방울 임직원들이 별도로 묵고 있던 호텔로 밤에 혼자 찾아와 70만 달러를 받아  갔다"는 것이고, 김성태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여러 사정이 존재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중략)

"리호남은 북한 공작원으로서 다수의 가명,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점까지 고려해 볼  때, 리호남이 제2회 국제대회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다거나, 위 국제대회 참석자들 중 당시 리호남을 본 적이 없다는 진술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김성태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리호남 70만 달러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국정원과 검찰의 조직적 조작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할 경우 '대북송금'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정원은 입장문을 통해 "대북송금 사건을 균형있는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국정원 내 자료들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상당수 누락됐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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