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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가해자 의심받던 병사 자살…軍 진상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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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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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명확한 조사 통해 아들의 억울함 풀어달라"

 

강원 홍천의 한 군부대에서 전역을 2개월여 앞둔 병사가 성추행 가해자로 의심받은 것을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군 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숨진 병사의 유족들은 아들이 억울하게 성추행 가해자로 몰린 나머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며 명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15일 육군 모 부대와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 50분께 홍천군의 한 군부대 생활관 내 공사 중인 화장실에서 김모(22) 상병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전역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있던 김 상병은 같은 부대 소속 A 병장을 성추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숨진 김 상병은 병장 진급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심사에서 누락됐을 뿐 A 병장과는 소속 부대서 동기로 지내왔다.

문제는 숨진 김 상병의 소지품에서 부대 내 성추행과 관련된 내용의 쪽지가 발견되면서 비롯됐다. 이 쪽지는 숨진 김 상병의 동기인 A 병장이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쪽지에는 "성 군기로 영창 가고 소문나지 않으려면 전역할 때까지 조용히 살아라. 아는 척도 하지 마라"는 내용의 글이 쓰여 있었다.

이 쪽지를 쓴 A 병장은 지난 4일 오후 10시 생활관에서 부대원들이 단체 영화 관람 후 취침했는데, 새벽에 김 상병이 자신의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아들이 성추행했다는 증거는 당사자인 A 병장이 쓴 쪽지와 진술이 전부라며 오히려 아들이 성추행 누명을 쓴 것일 수도 있는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김 상병의 아버지는 "아들 사망 후 군 당국은 A 병장이 쓴 쪽지만 가지고 아들을 성추행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문제의 쪽지가 A 병장이 자필로 쓴 것인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쪽지 내용 중에는 아들에 대한 협박성 문구도 있는데, 성추행당한 피해자가 썼다고 하기에는 뭔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내부 규정상 동기라고는 하지만 1개월 선임도 엄연한 선임인데 후임이 선임을 성추행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숨진 김 상병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쪽지가 A 병장이 자필로 쓴 것인지 필적 감정을 의뢰하고 부대원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부대의 한 관계자는 "헌병대에서 수사 중인 만큼 정확한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사기간은 두 달가량 예상되고, 유가족에게는 수사 진행 사항을 수시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해당 부대에서는 유족과 부대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숨진 김 상병에 영결식이 부대장으로 거행됐다.

그동안 유족들은 김 상병의 사망을 둘러싼 진상조사에 대한 견해 차이로 장례 절차를 미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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