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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新냉전'에 시리아·이란 사태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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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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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불화에 시리아 '대리전' 우려…이란 핵규제 공전할 수도

 

크림반도 사태로 러시아와 미국이 사실상 신(新)냉전에 돌입하면서 시리아 내전과 이란 핵 사태도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형국에 들어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양국 갈등으로 두 중동 핵심 현안의 해결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핵심 우방이자 정부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은 온건 성향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레바논의 베이루트 아메리칸대의 폴 뒤 퀴누아 교수(사학)도 18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각자 이익만 앞세우며 경쟁을 벌여 내전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퀴누아 교수는 시리아 내전이 1950∼1990년대 냉전시대의 대리전을 닮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전 때처럼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각각 러시아와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전투를 계속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전량을 해체하는 작업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애초 화학무기 폐기 해법이 미국과 러시아 간 합의가 토대였던 만큼 양국 관계가 나빠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냉전 국면은 미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이란 핵개발 규제 협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애초 우라늄 농축 장비 등 이란 핵시설을 얼마나 폐기할지에 관해 견해차가 컸다. 이 때문에 양국이 신냉전 국면으로 이견 조율에 실패한다면 '이란 핵무장 방지'란 협상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AP통신은 최근 분석했다.

핵개발 역량을 최대한 지키려는 이란은 미·러 불화를 오히려 '호재'로 볼 여지도 있다.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시설을 현행 2만여 대에서 수천대로 대거 감축하라는 미국의 압력을 따돌리고자 러시아에 접근하는 카드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AP통신은 러시아가 핵협상과 별도로 이란에 새 원자로 건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이란 당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가 크림반도 사태를 계기로 중동 전체에서 영향력을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이집트 군부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방문한 사례처럼 러시아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위상을 압도할 가능성이 작다는 진단도 나온다.

중동 전문가인 에밀 호카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수석연구원은 18일 NYT 기고문에서 "산유국이라 에너지 지원이 필요없는 중동 걸프국에 러시아가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아랍권 엘리트는 여전히 서구 대학교육이나 기술, 상품을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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