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삼성 박석민이 30일 KIA와 경기에서 4회 2타점 3루타를 친 뒤 무리하게 홈으로 뛰다 아웃된 나바로가 5호초 수비를 하러 나오자 뒤통수를 가볍게 치며 격려하고 있다.(대구=삼성 라이온즈)
30일 대구 삼성-KIA전의 스타는 단연 삼성 외국인 선수는 야마이코 나바로(27)였다. 나바로는 이날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8-5 승리를 이끌었다.
1회 한국 무대 첫 안타를 선제 2점 홈런으로 장식했고, 4회 4-3으로 역전한 4회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3루타를 뽑아냈다.
특히 3루타를 때린 이후 내친 김에 홈까지 내달리다 횡사하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재걸 주루코치의 스톱 사인에도 뛰다 아웃된 나바로는 혀를 쑥 내밀며 웃는 귀여훈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나바로는 첫 홈런에 대해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잘 맞아서 첫 안타가 홈런이 됐다"면서 기뻐했다.
주루사 상황에 대해서는 "사인을 봤는데 다리가 말을 안 들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어머니(마리사)가 지난 26일 입국해 시즌 내내 대구의 숙소에서 함께 머물게 된 데 대해 "어머니가 경기 모습을 보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나바로의 활약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나바로에 대해 "타격과 수비도 잘 해서 희망적"이라고 칭찬했다.
'이건 넘어갔어' 삼성 나바로가 30일 KIA와 홈 경기에서 1회 왼쪽 폴대를 맞히는 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대구=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무리한 주루 플레이에 대해서는 경고했다. 류 감독은 "3루 코치의 지시를 무시했는데 그건 안 된다"면서 "아마 혼이 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팀 규칙에 따라 제재(벌금)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류 감독은 개막전을 앞둔 28일 밤 나바로의 꿈을 꿨다. 나바로가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이 아닌 홈 관중석으로 올라가 세리머리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나바로는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특히 1-2로 뒤진 2사 3루에서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가면서 류 감독의 꿈은 현실로 나타나지 못했다.
하루가 지난 뒤 꿈이 실제로 나타난 것이다. 나바로도 경기 후 관중석에 올라 자신의 테마송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 감독은 "나바로가 어제(29일)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