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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장외투쟁, 비판만 할 수 있나?…성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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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장외투쟁을 놓고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그렇지만 세월호 국면을 여기까지 끌고 오면서 특별법과 김영오 씨의 단식 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켰으며 새누리당과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양자협상을 하도록 만드는 성과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28일 새정치연합 국회 의원총회.

국회의원 30명만이 참석한 의원총회.
130석의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중진 의원들 중에서는 문희상, 원혜영, 박병석, 박지원 의원이 참석했다.

한 의원은 "원내외 투쟁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인다고는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의원들의 4분의 1도 참석하지 않는 의원총회라고 하면 무슨 투쟁을,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외투쟁을 반대한 중도파 의원들의 참석이 많았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밤 의총에서 "오늘이 마지막 철야농성"이라면서 "이번주 토요일(30일)까지는 계획대로 비상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중도파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선 토요일 집회에 대해 "세종문화 회관 계단에서 문화행사 형식으로 1시간 정도 하는 것"이라며 "이후 예정된 장외 투쟁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박영선 대표는 이르면 29일 늦어도 30일 세종문화회관 집회에서 장외투쟁을 접고 원내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당 내 논란과 여론의 따가운 시선, 고 김유민 양의 아빠인 김영오 씨와 문재인 의원의 단식 중단으로 장외투쟁을 끌고 갈 동력이 별로 없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지난 25일 장외투쟁을 선언하면서 한시적 장외투쟁을 계획하고 있었다.

9월 1일인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국회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9월 1일은 새누리당과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3차 협상을 하는 날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장외투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65%를 넘고 온건파들의 반대·비판 목소리가 상당하는 등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이 야당을, 박영선 지도부를 향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의 단식 농성과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 거부 등으로 촉발된 야당의 장외투쟁이, 여론과 보수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일종의 성과도 있어 보인다.

여당과의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이 거부되는 상황에서 야당, 박영선 지도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박영선 대표는 여·야와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만나 문제를 푸는 3자협의체를 제안했으나 여당으로부터 즉각 거부당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경제·민생법안을 볼모로 입법투쟁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더 많은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일주일 정도 장외로 나가는 안을 선택했다고 한다.

장외투쟁 선언 이후 '벽창호' 같았던 새누리당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새누리당과 유가족대책위원회가 두 차례나 만나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고 양 측은 말할 정도였다.

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46일째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 동부병원에 입원한 김 씨의 병문안을 마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야당이 청와대 앞과 광화문 광장 등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거리투쟁을 하는 사이 김영오 씨도,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중단했다.

언론이 야당의 장외투쟁을 집중 조명하며 비판하는 바람에 역설적으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산되고 관심이 제고됐다.

박지원 의원과 박범계 의원은 "장외투쟁에 대한 성과라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새누리당과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만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훈 의원은 "박영선 체제를 비판하지만 여당과 합의, 재합의를 하고 비판받으며 거부당하고, 장외투쟁을 하며 국민적 관심을 높였고, 새누리당과 유가족대책위원회가 협상을 했지 않으냐"며 "그건 박영선 대표의 역할이었다"고 평가했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합의, 재합의를 하며 거센 비판과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장외투쟁을 하며 이렇게라도 끌고 오지 않았다면 여당이 유가족 대책위원회와 협상을 하겠으며 국민이 특별법에 대한 관심을 가졌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을 이 정도라도 끌고 오면서 해법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사련) 대표는 "박영선 대표가 유가족들의 입장에서 최대한 얻어 내려는 선의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유가족과 사전 교감이나 소통의 부재로 인해 일방적으로 합의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방향이 어긋난 것도 아니고 정치 지도자가 고통 받고 있는 유가족과 국민, 집권 여당 사이에서 그런 정도의 노력을 한 것을 일방적으로 폄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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