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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김종인, 이상돈은 왜 국민들께 사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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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의원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 교수가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영입인사로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지만 스스로 잘못된 선택임을 고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함으로서 박근혜 정부와는 완전히 갈라섰다는 그런 평가가 나온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김종인, 이상돈은 왜 국민들께 사과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권영철의 와이뉴스 전체듣기]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왼쪽)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자료사진)

 

▶ 김종인, 이상돈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는데 그 점을 사과했다는 거냐?

= 그렇다. 공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사과한 건 아니지만 언론인터뷰를 통해 분명하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인 전 의원은 지난 20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한때 내가 너무 과욕을 부린 모양이다. 국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너무 (경제민주화가)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 이렇게 말했다.

이상돈 교수는 지난 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과했다. 사과내용은 "제가 2012년 1년간 박근혜 대통령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것이다, 많은 국민들을 상대로 그런 말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부끄럽다"라고 사과했다.

▶ 대통령 임기의 1/3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갑자기 사과한 거냐?

= 저도 그 점이 궁금했다. 그래서 왜 사과를 했는지를 들어봤다.

먼저 김종인 전 의원과 통화에서 '너무 과욕을 부렸다"라고 사과한 취지가 뭐냐? 라고 물었더니 김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가 틀림없이 이뤄질 것으로 믿었다. 그런 취지다"라고 답변하면서 "박근혜 캠프에 들어갈 때는 그런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대선 막바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경제민주화 틀림없이 이뤄질 것이다' 라고 말했으니까 그 점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이 지켜지지 않은데 대해 정책입안자로서 사과를 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는 선거 전략이었을 뿐이었다"면서 "선거 지나고 나니까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지니 청와대도 그냥 슬그머니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임기가 3분의 2 정도 남았지만 경제민주화를 이 정부가 더는 거론 안 할 거라고 본다.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도 이미 틀렸다"고 단언하면서 "막연히 금리 내려주고 경기 부양한다고 되겠나. 그래 봐야 단기적으로 볏짚 태우는 것처럼 부르르 탔다가 꺼져버리는 것이지 효과가 없다. 경제 상황이 이럴 때일수록 경제민주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최 부총리가 말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딱 일본처럼 하고 있다"면서 특히 재벌들을 야수에 비유했는데 "자본가에겐 기본적으로 야수 같은 기질이 있는데, 이들이 멋대로 아무나 잡아먹게 내버려두면 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겠나. 그래서 경제민주화를 하자고 했던 것이다. 어떤 룰(규칙)을 정하면 룰을 따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자료사진)

 

▶ 이상돈 교수는 왜 사과를 한 것이냐?

= 이상돈 교수도 결과적으로 거짓말했기 때문에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상돈 교수에게 '왜 사과한 것이냐?'라고 물었더니 "결과적으로 나하고 김종인 박사하고 1년간 거짓말한 거 아니냐? 그게 제일 중요하다. 공약을 다 부도냈기 때문에 그래서 사과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상돈 교수는 "5년(60개월)의 임기 중 1/3(20개월)이 지나갈 동안 한 일이 없는데 앞으로 뭘 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현재로서는 (박근혜정부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20개월은 허송세월이었다는 것이다.

이상돈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어려운 요소 중 하나라 새누리당이 친이명박당으로 회귀했기 때문에 정책을 끌고 갈 추동세력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상돈 교수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 구조가 친이계 이명박 정당으로 회귀했다. 김무성 체제는 '완벽한 친이계'"라면서 "김무성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직자 면면을 완벽하게 그렇게 됐다. 친박은 정국운영에 실패했다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은 범박이었지만 지금은 종박세력(친박이라기 보다는 종박이 맞다) 몇 명이 왔다 갔다 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종박만 있고 친박은 없다는 것이다.

▶ 그런데 사과하게 된 계기가 뭐냐?

= 사실 그 점이 의아하긴 하다. 왜 이 시점에서 사과를 하는 거냐? 그 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물론 두 사람 모두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해왔지만 사과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국민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을 찍어달라고 했던 데 대해 사과하는 건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박근혜 정부와는 완전한 결별의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인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는 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을 하거나 복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두 사람을 중용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이상돈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종인 전 의원과 자신을 중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기용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내각에 들어간다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가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는 건 공약을 지킬 일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이상돈 교수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될 당시 반대 이유 중 하나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면서 그 점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어떻게 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할 수 있겠는가? 였다.

따라서 새로운 출발 내지는 새로운 모색을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와 완벽하게 결별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들로 인한 '잘못된 선택'에 대해 사과해야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계기가 마련되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인 것이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자료사진)

 

▶ 새로운 정치활동이나 이런걸 한다는 것이냐?

= 그 점에 대해서는 김종인 전 의원이나 이상돈 교수의 입장이 조금 달랐다.

김종인 전 의원은 "이제 더 이상 자문이나 이런 건 안 할 것"이라면서 "내 나이가 이제 칠십대 중반인데 어디 가서 구차하게 누구 자문하고 그런 거 관심이 없다. 정치집단이나 그런데 가서 (자문) 해주는 거 그런 건 안 한다는 얘기"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래도 경제 진단이나 이런 건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라고 물었더니 "내 생각을 얘기하는 건 공개적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상돈 교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거냐? 라는 질문에 "기회가 된다면 할 생각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상돈 교수는 "여당이나 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면서 "특히 내년에 그런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그런 변화의 과정에서 요구가 있다면 부응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제3세력이 정치활동을 위한 단체라기보다는 정치를 바꾸기 위한 시민운동차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제3세력과 관련해 "안철수 의원 같은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윤여준 전 장관이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같은 분들이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상돈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아젠다 공감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의견은 비슷한 것 같다. 지금 여당으로는 안 된다. 야당은 집권 능력이 없다. 그럼 어떻게? 모두 평론만 얘기하고 답은 주지 않고 있는데, 그런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서 어떤 형태로든 간에 의견교환도 하고 장외에서 여론을 일으키는 것은 금방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 두 사람이 박근혜 정부를 버린 것이냐? 아니면 '토사구팽' 당한 것이냐?

= 두 가지 말이 다 맞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통령 당선이라는 사냥이 끝났으니 당선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을 버리는 '토사구팽'이 되는 것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개혁적인 공약을 내놨지만 이제 선거는 끝났으니 두 사람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된 것이다.

이 입장에서는 토사구팽이 맞는 것이다.

그렇지만 김종인 이상돈 두 사람의 입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데 앞장선 걸 사과했다는 것은 두 사람이 박근혜 정부와는 단절하겠다. 박근혜 정부를 버리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김종인, 이상돈, 안대희 이런 사람들을 영입한 것은 보수성향이지만 합리적이고 개혁적이라는 이미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실제 대선과정에서 그런 이미지가 표의 확장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이들의 존재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예상과 달리 세월호 참사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본격적인 변호사 영업을 했다가 청문회장에 서지도 못하고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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