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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경제사범이 나와야 경제가 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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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형기 70% 못 채운 가석방자는 6400명중 딱 1명

- 박대통령, 대선당시 총수일가 사면권 제한 무관용원칙 발언
- 경제인 가석방은 대국민 약속 위배, 국민에 대한 도리 아냐
- 법무부 장관 권한 ? 총수 일가 관련해서 정권 차원 승인없이 이뤄질수 없어
- 황교안 장관, 지난해 박연차 전회장 가석방 결재하지 않아
- 10년동안 가석방자 90%이상이 80% 이상 형기 채운 자
- 일반인 수형자는 실질적으로 80% 채워야 가석방 심사 대상된다는 것
- 여당 대표, 경제부총리의 가석방 주장은 사실상 SK위한 정경 유착
- 재벌 가석방으로 경제 살리기? 금메달 딸 가능성 있는 사람은 폭행해도 봐주나?
- 조폭이 나와야 사회가 정화되나?
- 진보, 환골탈태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2월 26일 (금)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노회찬 (전 의원)


◇ 정관용> 기업인 가석방 논의, 제기되고 있죠. 여당은 대체로 긍정적이고요. 야당은 대체적으로 반대하고요. 청와대는 가석방은 법무부장관의 고유권한이다, 이런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가석방 논란, 급물살 탈 걸로 예상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정의당의 노회찬 전 대표 연결해 볼까요. 나와 계시죠?

◆ 노회찬>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네. 기업인 가석방론 제기되는 거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노회찬> 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대통령 선거 때 대국민 약속으로 한 사항들, 대기업 총수 일가의 불법, 사익편취 행위를 근절하고 사면권을 제한하겠다. 무관용의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한 대국민 약속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발상이다. 이건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건 특별사면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가석방이지 않습니까? 때문에 이건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법무부장관이 요건에 맞으면 그냥 하는 거다. 이런 얘기는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그런데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생각되고요. 형식적으로는 가석방이 법무부장관 고유의 권한이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와 관련된 이런 가석방이 정권의 승인 없이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고요. 또 설사 법무부장관의 권한이라는 관점에서 본다 하더라도 바로 1년 전 광복절 특사 때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이 그 가석방 요건을 갖다가 다 충족해서 가석방심사위원회까지 다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법무부장관이 결재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때 이유가 뭔가 하면 사회지도층 인사가 이렇게 가석방으로 요건을 충족했다고는 하지만 바로 가석방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가석방 정책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겠다라고 얘기한 사람이 바로 황교안 장관이에요.

◇ 정관용> 아하.

◆ 노회찬> 그게 1년 전의 발언인데 그 발언이 유지된다면 이번 가석방 논의는 논의 자체도 할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네. 그건 지금 가석방의 요건상으로는 형기의 3분의 1을 넘기면 일단 대상은 된다면서요?

◆ 노회찬> 그런데 그것도 대단히 잘못 지금 언론들이 얘기하고 있는데요. 우리 형법에는 3분의 1 이상이 되면 가석방 심사대상이 된다고 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어떻게 하고 있느냐. 이게 중요한데요. 지난 10년간 통계를 보더라도 그 가석방 대상자, 가석방 된 사람의 90% 이상이 형기의 80%를 다 채운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실제로 보면 가장 최근 통계가 2012년 법무부의 범죄백서에 나와 있는 통계인데요. 그걸 확인해 봐도 70%를 채우지 못한 사람은 전체의 약 6,400명 중에 한 명이에요.

◇ 정관용> 한 명?

◆ 노회찬> 네. 그래서 실제로 일반인들, 일반 수형자들 가운데서는 80%를 채워야 심사 대상이 된다.

◇ 정관용> 그렇군요.

◆ 노회찬> 네. 그렇게들 다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본다면 가장 좀 지금 구금 일수가 길다고 하는 최태원 SK회장의 경우에도 80% 채우려면 내후년 4월이 돼야 가능합니다.

◇ 정관용> 아.

◆ 노회찬> 그래서 이거는 3분의 1 채워서 가석방 된 예가 전혀 없습니다.

◇ 정관용> 네. 최태원 회장이 3분의 1은 넘겼지만 80%에는 턱없이 부족한 그런 상황이로군요.

◆ 노회찬> 그렇죠. 그리고 이건 지난 10여 년간 계속 지켜온 원칙이기 때문에. 이건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 내규에도 나와 있는 부분입니다.

◇ 정관용> 네. 그러니까 70% 이상 정도의 복역을 만약에 했다면 정말 그때는 기업인이라고 그래서 더 엄격하게 기업인만 가석방 대상에서 뺀다. 이것도 사실 좀 말이 안 되는 것일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노회찬> 네.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마는, 일반인들에 비해서 더 이렇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된다는 게 사실은 대통령 공약이었고. 또 작년에 박연차 회장한테 그걸 적용했던 건데. 이제 와서 일반인하고 똑같이 한다고 그러면 그것도 문제가 될 소지는 사실 있습니다.

◇ 정관용> 아하. 그래도 어쨌든 그리고 논의라도 시작하려면 최소한 70%, 80% 이상은 채우고 해라. 이 말씀이군요?

◆ 노회찬> 네. 그래야 똑같아지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서 이런 분들이 자꾸 이런 얘기에 군불을 지피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제가 볼 때는 그야말로 이건 새로운 정경유착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정부를 갖다가 끌고 가는 입장에서 또는 집권여당의 당 대표와 경제부총리로서 이게 지금 나오는 얘기들을 다 종합해 보면 SK회장과 부회장 두 사람을 위한 발언이거든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3분의 1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가석방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 두 사람만을 위한 총대를 갖다가 집권여당의 대표와 경제부총리가 메고 있는데. 지금 그 사람을 내보낼 경우에 경제가 다 살아난다거나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아무런 근거도 사실은 없습니다. 최태원 회장, 부회장이 감옥에 있지만 사실 그분들이 갖고 있는 그 SK 관련 주력회사의 주식 가격은 계속 올랐거든요. 오히려 지금 가석방 얘기 나오는 최근에 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 정관용> (웃음) 그래요.

◆ 노회찬> 그래서 나와야 무슨 기업이 잘된다거나 이렇게 얘기할 이유가 되지 않고요. 무엇보다도 그래도 그 두 사람이 지금 옥살이를 하게 된 게 그 회사의 공적 자금을 갖다가 횡령했기 때문입니다. 400억 이상.

◇ 정관용> 그래갖고서는 주식 투자 같은 거 하다가 날린 거잖아요.

◆ 노회찬> 그렇죠. 그래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 그러니까 가중해서 처벌하라는 경제사범으로 지금 들어가 있는데. 경제사범이 나와야 경제가 산다고 얘기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조폭이 나와야 사회가 정화된다는 얘기하고 똑같은 얘기죠.

◇ 정관용> (웃음)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활성화가 시급한데 오너의 결정 없이는 기업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때문에 기업인 가석방 필요하다’ 이 목소리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뭐 그런 논리라면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 딸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사람을 폭행해도 봐줘야 된다는 논리하고 똑같거든요. 우리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특수계급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돼 있거든요. 만일에 이제 국가경제를 위해서 좀더 이바지할 사람이라면 다른 어떤 형법을,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도 좀 봐줘야 한다는 논리는 사법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발상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뭔가 하면 가석방 요건 중에서 보면 재범의 우려가 없다거나 이런 게 나와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지금 최태원 SK회장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지난번에 횡령혐의로 처벌을, 유죄판결을 받았고 이걸 사면복권된 상태에서 3개월도 안 돼서 또 지금의 범죄를 저지른 거예요.

◇ 정관용> 아하. 네.

◆ 노회찬> 그것 때문에 이번에 징역 4년이라는 무거운 형을 받았거든요.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인의 기준에서 보자면 가석방 대상에서도 사실은 한참 뒷순위에 가야 될 사람인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회사에 손실을 끼쳤고 국가경제에도 상처를 준 사람을 갖다가 경제를 이유로 다시 끄집어낸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정확성이 저는 없다고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뭐, 가석방 얘기는 그 정도 여쭤보고요. 오늘 전화해 모신 김에 정치권 이야기 한두 가지 여쭤보겠는데.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법적 근거보다 정치적 심증에 의해서 판단한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게 어떤 뜻입니까?

◆ 노회찬> 네. 그 판결문을 쭉 봤는데 주로 보면 통합진보당의 모든 활동이라기보다는 주도세력, 통합진보당 주도세력은 이런 목적, 이런 활동을 했다는 식으로 판결문이 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들이 국제헌법재판, 소위 협의체라고 볼 수 있는 베니스위원회에서 일부 당원들의 행위를 가지고 전체 당의 해산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원칙에도 위배되는 부분이 아닌가. 그리고 명시적인 어떤 그런 증거를 대기보다는 숨은 목적. 겉으로는 저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그래서 겉으로 보면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실제 저 사람들의 마음속은 이런 목적이 있다라고 판시한 부분은 우리는 사법체계의 가장 근본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제일주의를 좀 벗어나서 심증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좀 설득력이 떨어지고. 이 일로 이념논쟁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했지만 오히려 이런 하자 있는 판결 때문에 결정 근거 때문에 두고두고 논란이 또 지속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어쨌든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서 진보정당들 역시 새로운 의제설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재야인사 한 백 몇 분 정도가 국민모임 같은 걸 만들어서 새로운 정당 건설, 이런 얘기를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 노회찬> 네.

◇ 정관용> 정의당은 앞으로 어떻게 이런 진보진영의 정당 건설 등등의... 그 논의에 참여하실 건가요?

◆ 노회찬> 그건 제가 바로 얘기할 계제는 아닌데. 진보정당은 저희 정의당 같은 경우에는 진보를 독점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폭넓은 세력들이 이제 함께 모여서 진보의 대통합을 쭉 창당 때부터 주장을 해 왔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될 것이고. 그리고 또 이번 헌재 판결이 잘못된 것이지만 그러면 진보는 이제까지 활동하던 방식이나 기치나 노선을 그대로 끌고 갈 것이냐.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미 많은 지적들이 판결 이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그런 환골탈태하는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다만 이런 것들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세력을 좀더 늘리기 위한 그런 어떤 좁은 목표 설정을 하게 된다면 이 소중한 기회를 또 잘못 쓰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사실은 있습니다.

◇ 정관용> 네.

◆ 노회찬> 그런 점에서 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네. 지금 정동영 전 의원 같은 경우도 ‘제3신당 창당 합류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런 보도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저는 뭐, 수년 전부터 이 진보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해 왔든 진보정당의 후보로 이렇게 나선다면 그건 대환영할 바라고 쭉 얘기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애매한 제3당이니 제3지대니 이렇게 될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요. 분명하게 진보의 노선을 견지하고 이제 어렵더라도 진보정치를 이끌어나갈 것인가 아닌가 그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이렇게 국민모임 같은 곳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운동에 나서고 정동영 전 의원 같은 분도 합류하고 그러면 또 정의당 그리고 또 사회당, 노동당 이런 등등이 하나로 다 뭉칠 가능성이 좀 있다고 보세요?

◆ 노회찬> 네. 저는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진보세력들이 함께 모여야 되고 다만 이것이 덩치 키우기로, 덩치 키우기식 진보대통합이 실패한 과거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데서 좀더 교훈을 얻어서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정말 뜻과 생각이 같은지, 이게 제일 첫번째 조건입니까?

◆ 노회찬> 네. 작은 차이까지 따지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진보정치를 해 나갈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그건 국민들에 대한 도리기도 하고요.

◇ 정관용> 네. 알겠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일단은 말문을 여셨는데 좀더 지켜봐야 되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노회찬>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네, 정의당의 노회찬 전 대표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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