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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제2의 박창진 막기 위해 2월 1일 꼭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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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안전위배 승객 선조치하라고 교육
-항로변경 맞아, 잘못된 개념 심을까 우려
-자존감 강탈을 스스로 방관할 수 없어
-6.25참전 부친, 정의로운 사회 원했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지난 19일 월요일에 열렸던 것 알고 계실 겁니다. 이 사건은 슈퍼갑의 민낯과 횡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직접 사과를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첫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단은 이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폭행과 항로회항 지시 등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심지어 변호인단은 ‘박창진 사무장이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정확하지 않은 기억과 의도적으로 과장된 진술을 했고, 본인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빼고 진술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이 같은 변호인단의 주장. 박창진 사무장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당사자인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사무장님.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박창진> 반갑습니다.

◇ 박재홍> 고맙습니다. 어렵게 출연을 결심해 주셨는데 어떤 점들이 고민스러우셨던 겁니까?

◆ 박창진> 여론이 마치 저와 조 전 부사장의 싸움인 것처럼 몰고 있는 부분이 저를 좀 안타깝게 했고 저를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여론에 대해서 제가 염려되는 바가 많았습니다.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주의 국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법을 어긴 부분이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되는데 여론을 그런 식으로 호도하고 있지 않나, 어떤 세력이든지. 혹은 이 사건의 실체를 모르시는 일반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제가 또 이렇게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조 전 사장 위법의 문제지, 쌍방간 갈등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말씀의 핵심이겠고요. 지금 논란이 되는 것은 항로 변경이 아니라는 조현아 전 부사장측은 주장인데요. 그리고 CCTV영상을 대한항공 측에서 공개하면서 언론에 나오고 있는데요. 사무장님이 보시기에 항로 변경이 아닙니까?

◆ 박창진> 이것은 확실히 항로 변경이 맞습니다. 조 전 부사장 변호인단의 주장이라면 ‘항공기 문을 닫고 나서 이륙하기 전까지는 어떤 행동을 해도 괜찮다’라는 논리가 되고 있는데 그것은 적어도 이성, 혹은 상식이라는 선에서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이해할 수 없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우리 회사 내에서도 11월 중에 조 전 부사장께서 직접 객실 담당 최고경영진이었기 때문에 안전 보안과 관련된 강조 사항으로 문서에 사인한 공지사항이 있었습니다. 승무원들이 어떠한 안전과 보안에 위배되는 승객들의 행위가 있을 때는 즉각 선조치하게끔 하는 규정을 만들었던 분인데 어떻게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할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가고요. 그리고 만약에 이 항로변경죄가 무죄 판결이 된다면 다음에 우리나라 비행기를 타는 어떠한 세력도 ‘항공기 문 닫자마자 항로변경을 하는 것이 항공법에 위반이 안 되니 내가 한 행동은 정당하다, 우리는 무죄다’라고 주장하면 그게 맞는 말이 되어 버리는 건지. 이거는 정말 잘못된 개념을 전국민 혹은 전세계에 심어줄 수 있는 생각이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나가야 될 문제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18년 근무한 대한항공 직원으로서 항로 변경이 아니라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씀이시고. 지난 19일에 첫 공판이 있었죠.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공판이 있었는데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이런 말을 했네요. ‘국토부 조사과정에서 승무원 등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결코 없었다.’ 이런 주장을 했는데, 이 주장은 사무장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 박창진> ‘그 부분은 확실히 아니다.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짓된 변호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제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국가에 제가 살고 있다면 검찰에서 분명히 (진위를)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승무원들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었군요.

◆ 박창진> 사실입니다.

◇ 박재홍> 사무장님은 어떻게 진술을 강요받으셨습니까?

◆ 박창진> 1차적으로 저 같은 평범한 회사원에게 제일 중요한 게 뭐겠습니까? 대한항공의 오너일가와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느냐, 없느냐죠. 그래서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해 주면 그 후에 닥칠 불이익에 대해서 선처를 베풀겠다.’라는 식이었습니다.

 

◇ 박재홍>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한다면 진술의 각본을 주겠다’ 이런 건가요?

◆ 박창진>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는 솔직히 ‘해달라’는 청유형의 말이 아니었고, ‘너는 해야 된다’라는 강압이 더 강했죠.

◇ 박재홍> ‘회사를 계속 다니려면 이렇게 얘기를 해라’ 이렇게 강요를 했던 거군요. 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

◆ 박창진> 현재 구속되어 있는 객실 담당 상무와 중간관리자들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거짓진술 요구를 받으셨는데요. 사무장님이 사측의 요구대로 그렇게 진술을 했다면 지금처럼 엄청난 고통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후회는 없으신가요?

◆ 박창진> 후회는 없습니다. 진실은 진실대로 말해야 된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 박재홍>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거대한 재벌을 상대로 외롭게 싸우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데요. 그래도 이렇게 버티기까지 힘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창진> 자존감이라는 부분인데요. 자존감이라는 것이 타인에 의해서 강탈을 당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강탈을 당하는 행위를 스스로 방관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는 게 제 가치관입니다. 저 자신은 제가 지켜야 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병가가 다음 주 금요일인 30일까지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러면 첫 출근이 언제인가요?

◆ 박창진> 2월 1일부터 스케줄이 나와 있습니다.

◇ 박재홍> 2월 1일 출근하실 예정인가요?

◆ 박창진> 출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제 마음은 ‘꼭 하겠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어떤 곳에 ‘제2, 제3의 박창진’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린 자존감 지키기와 마찬가지로 어떤 힘에 의해서 혹은 어떤 권력에 의해서 혹은 어떤 재력에 의해서 ‘소수자인 사람들의 권리나 인권은 강탈되어도 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게 당연하다, 혹은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라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제가 여기에서 저 스스로 강탈됨을 방관한다면 제가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을 때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 될 것 같기 때문에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다음 주 30일인 2차 공판에 조양호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을 했습니다. 재판부가 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를 물어보니까 ‘박창진 사무장이 과연 대한항공에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 보복성 징계를 하지 않을지에 대한 여부를 묻기 위함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때 조 회장이 어떤 답변을 하더라도 사무장님이 회사에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으신가요?

◆ 박창진> 당연히 그렇습니다. 제 개인의 권리입니다. 아무리 오너라고 하더라도 저에게 특별한 징계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출근을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여지껏 성실히 임해 왔던 직원인데 그걸 강탈해 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근은) 당연한 저의 권리를 행사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아직 방송에 공개되지 않은 하지만 꼭 하고 싶은 말씀이나 호소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창진> 일단 우리 동료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가는 일이 안 생기길 바라고 있고요. 지난주에 아버님이 묻히신 국립묘지를 가족들하고 갔다 왔습니다. 아마 우리 아버님이 6. 25전쟁에서 나라를 위해서 싸우셨던 거는 우리나라가 정의를 정의로 인정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2, 제3의 박창진 같은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잘 들었습니다. 꼭 2월 1일 사무장님의 바람대로 출근을 하셔서 자존감과 권리 꼭 지켜내시면 좋겠습니다.

◆ 박창진> 감사합니다.

◇ 박재홍> 오늘 직접 스튜디오에 나오신 것도 감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 만나봤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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