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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 "유민이는 울겠지만, 이대론 추모행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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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안 철회까지 무기한 농성돌입
-기조실장 권한부여, 독립성 훼손의도
-참사 1주기, 변한 것 하나 없어
-딸 유민이, 슬프지만 꿈에라도 보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영오 (유민아빠)

세월호 가족들이 또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나섰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촉구하면서 어제부터 416시간 농성에 돌입한 것인데요. 어제 오후 농성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지만 진상규명은 아직도 원점을 맴도는 상황이죠. 지금 농성에 나선 세월호 가족 중에 특히 이 분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지난해 7월, 46일간 단식농성에 나섰던 분이죠.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김영오 씨, 안녕하세요.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영오> 네, 안녕하세요. 유민 아빠입니다.

◇ 박재홍> 그동안 잘 지내셨죠?

◆ 김영오> 네, 잘 지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416시간 농성에 들어갔다는 발표가 어제 있었습니다. 그러면 김영오 씨는 지금 어디에 계신 건가요?

◆ 김영오> 저는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잠을 잤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니까 어제 세월호 가족협의회가 어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와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 아닙니까? 그 과정에서 다친 분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물리적 충돌이 심했던가 봐요?

◆ 김영오> 어제 청운동쪽에 얘기 듣기로는 경찰 30중대 정도가 저희 가족들을 둘러싸고 막았다고 합니다.

◇ 박재홍> 30중대요? 굉장히 많은 인원 아닙니까?

◆ 김영오>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저희 가족은 거의 60~70명 정도 올라왔었고 그다음에 시민들이 몇 백명 밖에 안 됐었거든요. 그런데 거의 경찰에 의해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오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에 있었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해서 굉장히 참담한 마음을 우리 가족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416시간 농성에 돌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숫자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 왜 416시간인가요?

◆ 김영오> 작년 2014년 4월 16일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에 416시간으로 했는데요. 그건 의미상 416시간으로 했고요. 저희는 이 특별법 시행령안이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할 겁니다.

◇ 박재홍> ‘상징적으로 416시간이라고 말을 했지, 사실상은 무기한 농성이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폐기될 때까지 농성을 하겠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무엇보다 가족들의 입장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안을 보고 굉장히 이제 실망을 하시고 분노를 하셨던 건데요. 어제 또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충돌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아프시겠네요.

◆ 김영오> 더 이상 정부한테 속고 싶지가 않습니다. 처음에는 해 줄 것처럼 다 얘기를 하고 위로해 줍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아예 백지장과 똑같은, 아무 글씨가 없는 안을 저희한테 던져줍니다.

 

◇ 박재홍> 더 이상 속고 싶지 않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이 정부가 내놓았던 시행령안, 어떤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보세요?

◆ 김영오> 제일 심각한 것은 장차관급 상임위원 5명을 비롯한 17명의 특조위 업무와 종합적인 조정권한을 모두 정부 파견 공무원인 기획조정실장과 총괄 담당관에게 부여했다는 겁니다. 조사대상인 정부가 특조위 업무의 독립성하고 객관성 모두를 무시하려는 의도를 두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 왔던 진상조사를 ‘정부자료 검토만 하고 자료조사만 해라. 직접적인 조사를 뭐하러 하냐?’ 이런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예산삭감, 세금도둑’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이번 안이 나왔던 겁니다. 이건 진상규명도 하지 말라는 것이고요. 정부 안이 지금 아예 말도 안 되는 안입니다.

◇ 박재홍>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의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었고, 이를 통해서 우리 사회 안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인데 조사범위가 축소되고 또한 또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러면 해양수산부에서 이러한 시행령안을 내놓은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김영오> 제 생각은 해양수산부에서 이 안을 내놓을 수가 없다고 봅니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와 몇 차례 접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논의과정에서 얘기를 나눠봤는데 자기들은 권한이 없다고 합니다. 자기네가 권한이 없다면 그건 결론적으로 정부에서 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구하셨던 거고요. 그러면 이러한 시행령안을 들으시면서 김영오 씨 말고 주위의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셨어요?

◆ 김영오> 지금 이 안은 전혀 말도 안 되는 안입니다. 지금 내일 모레가 1주기입니다. 이제 1주기 추모행사를 해야 되는데. 저희가 지금 이 시행령이 철회가 안 될 경우 1주기 행사 또한 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안을 받아들이면 아무것도 안 될 건데 1주기 행사를 하면 뭐할 겁니까.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나서 아이들한테 맛있는 거 하나 얹어 주고 추모도 하는 것이지. 지금 이 상태에서 한다는 것은 저희가 하기도 싫고, 시행령안 철회가 안 되면 추모행사 또한 안 할 걸로 저희가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시행령안 폐기가 되지 않으면 1주기 행사마저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시네요. 4월 16일 세월호 1주기가 이제 3주도 안 남았는데요. 지난 시간을 돌아보시면 단식농성을 하셨던 그때의 광화문과 지금의 광화문 어떤 것이 바뀌어져 있었습니까?

◆ 김영오> 작년에는 길바닥에서 잠을 자고 그렇게 싸우고 했는데도 다시 또 1년이 다 되어서도 길거리에 있네요. 변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너무 분통하고 억울하기만 합니다.

◇ 박재홍> 가족들 입장에서 지지부진한 진상규명 과정들 보시면서 1주기 행사도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유민이가 이런 상황을 지켜봤다면 아빠에게 무슨 말을 했을 거라고 보세요?

◆ 김영오> 아, 아빠가 너무 힘들고 그래서 많이 울고 있을 겁니다. 아빠, 제발 그만 하라고. 그러다가 아빠 다친다고.. 딸이라 걱정하겠죠. 그만하라고.. 요즘에 1주기가 다가와서 그런가 갑자기 또 꿈에 가끔 나타나서 보고 싶고요. 꿈에서 어릴 때 안아줬던 모습들이 가끔 나옵니다. 그러다가 눈을 뜨면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착잡하고 허전할 때 더 슬프고 눈물도 나고 한데요. 그러나 저는 이것이 더 좋습니다. 그래도 보고 싶은데 꿈에라도 안 나타날까 봐 그것이 두렵고요. 그래도 꿈에 나오는 것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 박재홍> 그래요. 꿈에서 만나는 유민이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상규명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오>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광화문에서 416시간 농성에 나선 세월호 유족 중 한 분이시죠.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만나봤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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