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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다."
1년 만에 승전보를 알린 '스턴건' 김동현(34, 팀매드)의 필승전략은 '스턴건'이 아닌 '매미권'이었다.
김동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87' 대회 웰터급(77kg 이하) 경기에서 조쉬 버크만(35, 미국)을 3라운드에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꺾었다. 2008년 UFC 진출 후 첫 서브미션승이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김동현이 '스턴건'과 '매미권' 중 어떤 전략을 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동현은 일본단체 '딥'에서 상대를 잇따라 KO로 무너뜨리며 '스턴건'(Stungun: 전기충격기)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UFC에 입성한 뒤로는 압도적인 그래플링을 선보여 국내팬들에게 '매미'로 불렸다.
UFC에서 '매미권'으로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온 김동현은 에릭 실바(2013년 10월)와 존 해세웨이(2014년 3월)를 상대로는 펀치와 백스핀 엘보우에 의한 KO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타이론 우들리(미국)에 타격으로 맞섰다가 일격을 당했고, 이번에는 그래플링 위주의 안정적인 시합을 했다.
김동현은 1라운드에서 버크만의 등 뒤에 올라타 상대 체력을 소진시켰고, 2라운드에서는 두 다리와 오른팔로 버크만의 팔을 제압한 후 계속 파운딩을 퍼부었다. 3라운드 역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후 상위포지션에서 암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어 상대를 항복시켰다.
위기관리능력도 빛났다. 김동현은 3라운드 초반 버크만의 타격을 수 차례 허용하며 휘청거렸지만 섣불리 난타전을 벌이지 않았다. 대신 침착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몰고간 후 준비한 전략대로 움직였다.
이날 승리로 김동현은 오는 11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UFC 한국대회 출전을 예약했다.
김동현은 지난 21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UFC 한국대회 개최 소감을 묻자 "현역 UFC 파이터로서 영광스럽다"면서 "UFC에서 가늘고 길게 싸웠기 때문에 저한테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