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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반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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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 삼성물산 주식 저평가, 주주 피해

 

세계 최대 규모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3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SS의 의견은 외국 기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엘리엇 손 들어준 ISS...삼성물산 합병 주주에 불리

ISS는 이날 공개한 의견서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Significantly Disadvantages)하다"고 지적했다.

또 “잠재적 시너지가 저평가의 이유는 될 수 없다”며 “합병을 통한 매출 목표가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법원의 판단과 달리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결정된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ISS는 “삼성물산 주주들이 이번 합병에 반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가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만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ISS는 각국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지침을 제공하는 회사다.

민간 회사이기 때문에 ISS 의견서에 법적인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수의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가 ISS의 고객으로서 ISS 조언에 따라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ISS 의견서가 이달 17일로 예정돼 있는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외국인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엘리엇의 7.12%를 포함해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은 33.61%에 달한다.

◈삼성물산 합병 국민연금에 좌우될 듯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사 여부는 보통주 기준으로 11.21% 지분을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 국민연금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계열사와 이건희 회장 개인, '백기사' KCC를 모두 더해 19.95%다.

국민연금 11.21%를 비롯해 국내 기관은 21.2%의 지분을 들고 있다.

주총에 지분 70%가 출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물산은 합병안 가결을 위해 47%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의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고 가정해도 총 지분이 41.15%에 그친다.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으로 엘리엇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지분이나 소액 주주 지분을 6%가량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엘리엇은 23%의 지분을 확보하면 합병안을 저지할 수 있다.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지분 26.49%의 절반을 확보하면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을 함께 보유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합병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변수는 국민연금이 최근 민감한 의결권 행사 문제를 결정할 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권한을 넘겨왔다는 점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찬반 양측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ISS가 합병 반대를 권고하면서 국민연금이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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