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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만 정상회담, 대만 총통선거 판세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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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0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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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이 7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첫 정상회담이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의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가 최고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 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이 총통 선거 때문이 아니라 양안 후세대의 복지와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선거를 두 달 앞두고 급작스레 회담이 잡혔다는 점에서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이 훼손되는 것까지 감수하고 국공(대만 국민당·중국 공산당) 영수회담을 국가원수급 회담으로 격상시킨 것은 대만 총통 선거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양안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원칙인 '92공식'(九二共識)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 후보가 총통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양안 관계가 급속히 냉각하고 미국이나 주변국과의 분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92공식은 중국과 대만이 1992년 양측 민간기구를 통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一中各表)하기로 합의한 것을 이른다.

국민당은 지난달 훙슈주(洪秀柱) 후보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주리룬(朱立倫) 주석을 새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등 불리한 선거 판세를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 후보의 지지율은 약 20%로 반중(反中)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 20%포인트 격차로 뒤처져 있다.

중국 당국은 중국 관광객이 대만에서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으려고 선거 전 한달 동안 대만 여행을 대폭 제한하라고 지방 정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댄 블루먼솔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이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원했다면 공식 접촉을 수년 전에 할 수 있었으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해제하고 대만 고립 정책을 멈췄어야 한다"며 "이번 회담은 다가오는 총통 선거에서 패배할 것으로 보이는 마 총통의 국민당에 생명선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노력에도 이번 회담이 국민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왕예리(王業立)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터에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국민당이 유권자 중 소수인 일부 부동층의 지지를 얻도록 돕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린충핀(林中斌) 전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부주임은 회담에서 마 총통의 역할이 빈약한 것으로 인식되면 작년 11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참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학생들의 입법원(국회) 점거 사태보다 더 나쁜 영향을 국민당에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마이클 콜 노팅엄대 중국 정책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많은 대만인들은 회담을 국민당에 유리하도록 판을 흔들려는 중국의 마지막 시도로 보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와 저녁 토크쇼에서는 마 총통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입법원 주변 등에서 회담 철회와 마 총통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주투진(民主鬪陣)과 대좌유신(台左維新), 몽유예문공작실(夢由藝文工作室) 등 학생운동단체 회원 4명은 자비로 싱가포르에 가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싱가포르주재 대만대표처에 마 총통이 대만 국민을 대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중국이 차이 후보의 총통 선거 승리 이후에도 최고위급 회담을 지속함으로써 양안 관계의 개선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회담을 결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문제 전문가인 정융녠(鄭永年)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연구소 소장은 명보에 "중국 당국이 단지 대만 선거를 조종하기 위해 회담을 연다고 보는 것은 중국과 시 주석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정치 교류가 오랫동안 경제무역 협력과 대중 교류에 뒤처져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것을 방지하려는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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