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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속 빗발치는 반발 "위안부 협상 백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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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8˚C 추위에 외교부 앞 47개 단체 긴급 성명 발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굴욕 야합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협상 결과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29일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한국 정신대문제 대책 협의회(정대협) 등 47개 시민단체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협상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날 모인 시민 30여 명은 서울 아침 기온 영하 8˚C의 혹한 속에서도 비장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미현 팀장은 성명서를 읽고 "이번 협상에는 위안부 강제 동원의 법적 책임에 대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진정 반성한다면, 기금 출연의 방식이 아니라 가해자로서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양국 정부는 역사 정의와 피해자 인권 회복을 외면한 졸속 야합을 백지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논의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완전히 배제돼있었다"며 "쉽진 않겠지만 백지화를 위해 법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박성민 집행위원장은 "위안부 문제는 유엔 인권위에서 일본 정부에 책임자 처벌과 배상 등을 요구하는 등 이미 한·일 양국의 문제를 뛰어넘어 국제적 문제가 됐다"며 "양국의 협상으로 종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호소했다.

지난 2년 동안 피해 할머니들의 옆자리를 지켜온 대학생 단체 '평화나비 네트워크' 소속 학생 15명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피해자 목소리도, 가해자의 반성도 없는 타결은 해결이 아닙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원합니다'라고 써진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굴욕 야합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평화나비 김샘(23·여) 대표는 "이번 협상은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줬다"며 "속도를 앞세워 '진정한 해결'을 도외시한다면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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