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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 알파고…눈부신 진화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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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첫 번째 대국. 사진=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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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첫 번째 대국에서 승리하면서 그 성장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바둑 챔피언 판후이(樊麾) 2단과 승부를 겨룰 때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착수와 거침없는 행마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바둑 천재' 이 9단의 5전 전승을 예상했으며, 이 9단 역시 "선수(先手) 정도의 실력 차이 정도 난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파고는 앞서 입력된 기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자신과 바둑을 두는 이른바 '셀프 대국'을 3천만 건 이상 훈련해왔다.

여기에 '크레이지 스톤'이나 '젠' 등 먼저 출시된 우수한 바둑프로그램들과 500차례 이상의 대국을 펼쳐 끊임없이 성능을 검증했다.

그러나 이런 짧은 기간의 '강화학습'은 사람이 상상도 못 할 압축 성장이다. 인공지능의 이런 강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이 9단은 정확한 계산에 의한 한수한수에 허를 찔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한 전문가는 "사람은 학습을 할수록 '성장'이 이뤄지겠지만, 그 속도나 과정은 일률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체기와 성장기가 교차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인공지능은 교육과 학습을 받으면 받을 수록 학습능력이 단계별로 확실히 진화하고 '폭풍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알파고를 만든 구글은 대국을 앞두고 현존하는 최고의 바둑 기사 가운데 한명인 이 9단의 바둑기법을 집중적으로 마스터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이 9단의 바둑기법을 모두 학습해 그의 패턴을 제대로 분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자가학습능력에 따라 알파고는 결국 우주의 원자 수 만큼 많다는 바둑판 위의 경우의 수를 정복하고 인간계 최고 대표주자를 이길 수 있던 것.

알파고 이날 최첨단 인공지능으로 '성동격서(聲東擊西)', '응수타진' 등 온갖 바둑 기술을 사용하며 이세돌 9단에 공격적으로 응수했다.

'성동격서'는 한쪽에서 소란을 피운 다음 다른 쪽을 공격해 상대를 속이는 방법을 이르며, '응수타진'은 행마를 결정하기 전 특정한 착수를 통해 먼저 상대방의 뜻을 묻는 전략이다.

예상을 벗어난 알파고의 변칙수에 이 9단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장면도 간간이 목격됐다.

뿐만 아니라, 이미 바둑 세계 최강 이 9단을 꺾은 알파고는 앞으로도 쉬지도 않고 수를 익히며 실력 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스마트 사회로 이동하는 건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미 전 세계 경제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바둑에 이어 인공지능 기술 적용의 다음 분야로 PC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지목해 또 다른 인간과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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