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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경수 지사 유죄…'내 눈의 들보' 보는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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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 김경수 지사 유죄 확정
여론조작은 민주주의 근간 훼손행위
부정한 방법 도모하려 내통한 것 자체 비난 마땅
민주당, 책임있는 성찰과 사과 있어야
국민의힘도 '남의 눈 티끌'만 들춰 내려 해선 안돼
댓글조작 단죄는 공정한 선거 치르라는 경종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중 생각하는 모습. 연합뉴스'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중 생각하는 모습. 연합뉴스대법원이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를 확정했다. 지난 2018년 8월 김 지사를 불구속한 이후 약 3년 만에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온 셈이다.

대법원 2부는 김 지사가 대선 여론조작을 공모한 혐의는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김 지사는 재수감되고 곧바로 지사직을 상실했으며 2년의 수감기간을 포함해 형 실효까지 7년간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2018년 초 정부.여당에 한 인사청탁이 거부된 것에 반감을 갖은 일부 세력이 오히려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매크로 댓글조작'을 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19대 대선 전부터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인터넷 등을 통해 조직적인 여론 조작을 해왔다는 증거가 확보됐고, 초점이 김 지사 연루 의혹으로 옮겨간 사건이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선고가 진행된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는 허익범 특별검사. 박종민 기자'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선고가 진행된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는 허익범 특별검사. 박종민 기자판결대로 김 지사가 이들과 공모해 여론 조작에 가담했다면 이는 중차대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여론조작은 개인 또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여론을 왜곡시키는 행위를 일컫는데, 선거 국면이라면 더욱 공정성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시키는 범법행위이다.
 
댓글 시연회에 참관했느니, 공직을 제안했느니 하는 진실공방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비록 무죄로 판결했지만 부정한 방법을 도모하기 위해 이들과 거래하고 내통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특히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이 여론조작을 통해 선거에 개입한 사건이 불거졌을 때 이를 '국기문란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던 현 정권에서 유사한 일이 재발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김경수 지사는 판결 직후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막혔지만 진실이 바뀔 수는 없으며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들의 몫으로 남기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민주당도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눈치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 윤창원 기자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 윤창원 기자그러나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온 만큼 김 지사와 민주당은 해서는 안 될 여론왜곡에 관여해 민주주의를 흔들고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성찰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김경수 지사의 진실을 찾아주겠다"는 식의 태도는 그리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국민의힘도 '사필귀정'이니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파괴하는 행위'라며 '내 눈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들춰내려는' 정치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특정인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정치인이 사조직을 이용해 인터넷 여론조작 등 선거에 관여한 책임에 대한 단죄"라는 허익범 특별검사의 말을 정치권은 되새겨야 한다.
 
공정한 선거를 치르라는 경종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댓글조작과 같은 여론 왜곡 행위는 이제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
 
깊은 성찰이 없다면,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지금 현 상황에서도 여론 왜곡 시도가 일어나고 있지 말라는 법은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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