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황진환 기자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박탈하는 내용의 개정 형사소송법이 최근 국회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이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이 실현된다.
70년 넘게 갖고 있던 권한을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등에 넘겨야 하니 검찰의 반발이 크다.
법무부장관은 자진사퇴의 뜻을 반복해서 밝히고 있고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사표를 던졌다. 일선 검사들은 중수청 이동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수사 품질이 (검찰 보다) 떨어지는 경찰 등이 수사권을 독점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찰(중수청)이 수사를 얼마나 잘 하는지 두고 보자'며 경찰이 실수하기만을 내심 기대하는 듯하다.
일부 검사들의 기대대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헛발질을 할 가능성은 작지 않다. 지금도 경찰의 수사 업무가 과중해 수사 품질에 지적을 받고 있는데 검찰 몫의 수사까지 떠안게 되면 부실 수사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수사형사 부서 경찰 한 명이 한해 처리하는 사건 수는 평균 130여 건이며 동시에 처리하는 사건 수도 2, 30 건에 달한다. 처리가 늦어져 사건이 쌓이고 수사 품질도 떨어지게 된다. 이 같은 업무 부담에 일부 수사 경찰은 사건을 다른 부서로 이리저리 떠넘기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찰을 거치지 않고 검찰이 직접 수사해온 사건까지 경찰로 넘어가면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물론 검찰 직접 수사 사건 수는 그리 크지는 않다. 형사 사건의 경우 한해 160여 만 건이 접수되는데, 검찰이 직접 수사한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찰이 주로 맡아온 사건은 국민 체감도가 높은 폭행, 절도, 사기 등 민생 범죄가 대부분이다. 반면 검찰 직접 수사는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의 비리 등 주목도는 높지만 국민 체감도는 낮은 사건이 적지 않았다. 부실 수사로 경찰이 검찰보다 국민적 지탄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부실 수사 여론이 일면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주장이 뒤따르고 검찰 수사권 논란은 반복된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검수원복을 할만큼 검찰은 미더운가? 정의 구현과 인권 보호를 외면한 검찰 수사 사례 역시 작지 않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대표적이다. 고위 공직자와 건설업자가 얽힌 이 사건을 경찰은 성 접대 뇌물 사건 대신 단순 성폭행 사건으로 처리했다. 검찰 역시 성폭행 사건으로 접근해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리했다. 장윤기 사건을 예로 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유지돼야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최근 검찰 주장의 자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관계 여성이 재차 고소했지만 검찰의 두 번째 수사 결론 역시 무혐의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야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성접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며 면소 판결을 확정했다.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검찰이 사건을 뭉갠 셈이다. 윤석열 정부 검찰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역시 불기소 처리하며 뭉갰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고가 시계 사건은 국가정보원과 합작해 망신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아직도 받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역시 국정원이 조작한 1차 수사를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해당 공무원이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수사 검사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검사가 국정원에 속았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이처럼 경찰도, 검찰도 미덥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수청이 문을 열게 돼 우려가 작지 않다. 법 재개정 논쟁보다는 새로운 체계를 안착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협력이 필요한 때다. 중수청은 수사 인력을 제때 확보해야 한다. 경찰 역시 수사 전문 인력을 보강해 만성적인 사건 적체를 해소하고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도 적극 부응해야 한다. 검찰은 특권 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국민 피해를 우려한다면 중수청 개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과 중수청 수사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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