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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쿨다운' 요청에도…지역주의 공방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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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재명 백제 발언 상식적이지 않아"
이재명 "지역주의 누가 조장하는지 보라"
당 '엄중 경고' 나섰지만 난타전 거듭 격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윤창원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윤창원 기자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이 촉발한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 간 난타전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각 후보 측에 '쿨다운'을 주문하고 나섰지만,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중심의 싸움은 외려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백제 발언' 다시 꺼낸 이낙연

26일 오전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이낙연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26일 오전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이낙연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이낙연 전 대표는 26일 오전 페이스북에 "경선도 경쟁이다. 때로는 과열되기도 한다"면서 최근 이재명 지사와 전개되고 있는 지역주의 논란을 거론했다.

이 전 대표는 "적어도 민주당 후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할 것이 있다"며 "지역주의다. 맥락이 무엇이든 그것이 지역주의를 소환하는 것이라면 언급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어떤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서 확장력을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 지사 발언에 지역주의가 깔려 있다는 점을 넌지시 문제 삼았다.

이재명 지사가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5천 년 역사에 백제,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 뒤 '이기는 카드'에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밝힌 데 대한 지적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또 "'백제가 전국을' 이런 식의 접근은 상식적인 반응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비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라도 출신으로 호남에 각각 정치적 기반을 둔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측은 경북 안동 출신 이재명 지사의 백제 발언이 '호남 불가론'과 맞닿아 있다며 이처럼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인터뷰 녹취 공개로 맞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창원 기자그러자 이재명 지사 측도 참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낙연 후보님 측 주장이 흑색선전이 아닌지 직접 들으시고 판단하라"며 아예 페이스북에 인터뷰 당시 녹취 음성을 공개했다.

녹취에는 이 지사가 백제 발언 직전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때 찾아오자 잘 준비해서 '대선 이기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한 대목이 담겼다.

백제 발언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건넸던 덕담의 일부일 뿐이고 자신의 의도가 와전됐다는 설명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재명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늦기 전에 직접 나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당내 경선에 지역주의를 불러들인 캠프 참모진에 대한 책임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앙일보 기사 내용을 근거로 이재명 지사 지역주의 논란을 처음 제기한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이 "후보의 뜻이 왜곡됐다면 왜 언론사에 항의하지 않았냐"고 되묻자 맞받아친 것.

박찬대 대변인은 "도둑을 잡았더니 '담장이 낮아서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집주인에게 성내는 꼴"이라며 "상처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면 된다"고 밝혔다.

지도부 엄중 경고 나섰지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소셜 미디어와 언론 인터뷰, 그리고 캠프 공식 논평으로 이렇게 난타전이 이어지는 동안 당에서는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거듭 나왔다.

송영길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후보 간 지역주의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모두 함께 원팀 정신으로 해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선관위원장은 각 캠프 총괄본부장을 국회로 불러 연석회의를 열고 "최근 경선 과정에 있어 선을 넘은 볼썽사나운 상호 공방에 대해서는 즉각 멈춰줄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적통이라든가 박정희 찬양이라든가 탄핵이라든가 지역주의 등 논란은 그 경위가 어떠하든 상호 공방 자체만으로도 매우 퇴행적이고 자해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관위로서는 경선 질서를 흐트러뜨리고 당 단합을 깨뜨리는 일탈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러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그럼에도 그치지 않을 경우에는 엄중히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거듭 천명 드린다"고 경고했다.

물론 지도부는 당장 징계 수위를 검토한다든가 하는 구체적 조처는 논의하지 않을 계획이다. 과열 국면이 계속되면 서로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는 걸 각 캠프가 공감하는 터라 머지않아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비경선 때부터 시작된 네거티브 공방이 적통, 박정희 찬양, 탄핵 논란 등으로 이슈만 바꿔가며 거듭된 만큼 향후 경선판이 더 막장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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