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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책' 내놓은 탈레반 대변인, 첫 얼굴공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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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는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연합뉴스기자회견하는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연합뉴스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여성 권리 존중 등 유화적인 통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얼굴을 공개하고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한 탈레반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BBC방송이 보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날이 처음으로 그의 얼굴을 봤다. 그는 수년 동안 수화기 넘어 목소리로만 존재했다.
 
BBC의 얄다 하킴 기자는 "10년 넘게 전화 통화만 하던 남성의 얼굴을 본 것도, 그가 여성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장면도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호적인 목소리로 "우리는 어떤 안팎의 적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프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을 가진 탈레반. 연합뉴스아프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을 가진 탈레반. 연합뉴스하지만 하킴 기자는 "그동안 받았던 강경한 무슬림의 문자메시지와는 완전히 달랐다"면서 "일부 문자는 '미국인과 아프간 정부 관계자의 피에 굶주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오늘 그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는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수년 동안 피에 굶주린 성명을 냈던 그가 갑자기 평화를 사랑한다?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최근까지 다와 칸 메나팔 아프간 언론 및 정보센터 소장이 앉았던 자리를 차지했다. 메나팔 소장은 이달 초 탈레반에 의해 암살됐다.
 
많은 기자들은 그동안 무자히드 대변인을 목격했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전해왔다. BBC의 베테랑 기자인 존 심슨은 무자히드에 대해 "비교적 온건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 얼굴 없는 대변인이 실제로는 한 사람 이상일 것이란 추측이 있었다.
 
리세 두켓 BBC 국제부 특파원 부장은 "기자들이 무자히드 대변인과 유선전화로 통화할 수 있었던 SNS 시대 이전부터 이런 논의가 있었다"면서 "오랫동안 '자비훌라'라는 이름을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남성이 그동안 질문에 대답했던 사람으로 보기에 너무 어려 보인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하킴 기자는 "이 미스터리는 모두 탈레반 전술의 일부"라며 "탈레반은 조직적이고 이념적인 존재로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자히드가 한 사람이든 여러 사람이든 관계없이 침착하게 보이려고 노력한 그의 기자회견 발언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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