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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시 등장한 아이폰 '비번' 악몽…'고발 사주' 수사 험난한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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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대구고검에서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모습. 연합뉴스지난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대구고검에서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모습. 연합뉴스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現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압수했지만 잠금 기능이 설정돼 분석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검찰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아이폰을 확보하고도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기소조차 못했던 전철을 공수처가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혹 풀 '핵심 열쇠' 손준성 아이폰 확보했지만…

손준성 검사. 이한형 기자손준성 검사. 이한형 기자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10일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와 휴대전화, PC등을 확보했다. 압수 물품에는 이번 의혹을 풀 '핵심 열쇠'로 거론되는 손 검사의 휴대전화도 포함됐다.

손 검사는 평소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아이폰 잠금기능을 해제할 수 있는 비밀번호 확보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손 검사는 아이폰 비밀번호를 공수처 측에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증거 확보를 위해 이례적으로 신속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공수처가 아이폰 비밀번호라는 벽에 가로막힌 셈이다.

앞서 공수처는 시민단체의 고발 3일 만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 검사를 입건하고 이튿날 압수수색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재직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검사가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게 주요 혐의이다.

지난해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검찰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알아내지 못해 수사가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1심 무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은 아직까지 한 부원장을 기소하지 못하고 기약 없이 포렌식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포렌식이 난항을 겪자 수사팀이 지난해 7월 한 부원장의 휴대전화에 대해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장이던 정진웅 부장검사가 한 부원장을 덮쳐 독직폭행 혐의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이번 '고발 사주' 의혹에서도 손 검사의 휴대전화 포렌식은 수사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증거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고발장과 첨부자료들을 손 검사가 직접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 검사 휴대전화 포렌식이 한 부원장의 경우처럼 진척되지 못할 경우 수사 자체가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강력한 저항에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 실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핵심 당사자인 김웅 의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박시영 검사와 수사팀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실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중단하고 철수하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핵심 당사자인 김웅 의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박시영 검사와 수사팀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실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중단하고 철수하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면한 야당의 강력 반발도 걸림돌이다. 국민의힘 측은 공수처 수사팀이 △김 의원의 허락을 받았다며 거짓말을 한 채로 압수수색을 했고 △압수수색의 대상이 아닌 보좌관 PC에서 자료를 가져가려고 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수처는 △공수처 검사가 말한 게 아니라, 보좌관이 의원이 협조해주라고 얘기를 해서 압수수색을 시작했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의원실과 부속실, 대상자가 사용했거나 사용 또는 관리 중인 PC와 서류라고 적시돼 있기 때문에 보좌진의 PC 관리의 책임도 의원에게 있으므로 적법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압수수색 당시 양 측이 찍은 동영상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진위는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측은 영장을 정확히 제시했고 변호인을 선임할 것인지까지 물었으며 이에 대한 동영상이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오자마자 휴대전화를 자리에 두고 컴퓨터에서 손을 떼고 일어나라고 한 뒤, 영장을 설명했는데 막 넘기면서 읽었기 때문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보좌진 PC를 뒤질 때 왜 그러냐고 물으니 의원님이 혹시 사용했을까봐 확인하겠다고 했다는 등의 영상을 가지고 있고 준항고장 낼 때 녹취로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5곳 가운데 김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만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 재집행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10일 오후 9시 30분쯤 의원실에서 철수하며 "압수수색 영장 재집행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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