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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中 다른색 표시에 '싹둑'…호기롭던 美, 중국 눈치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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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대만대표 연설때 영상 삭제
대만이 중국과 다른 색으로 표시된 자료 화면에 뜬 뒤에 벌어져
국무부 "기술적 오류때문…백악관 지시없어"
'대만 지원' 약속 단단하지 않을 수 있다 신호라는 분석도

탕펑 위원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발언 영상. 대만 탕펑 디지털 정무위원 페이스북 캡처탕펑 위원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발언 영상. 대만 탕펑 디지털 정무위원 페이스북 캡처지난 9일~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대만 대표가 연설할 때 대만 대표의 얼굴을 비추던 영상이 삭제되고 소리만 전달되는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대만 대표는 중국을 빨간색, 대만을 녹색으로 표시한 슬라이드 화면을 띄워놓고 연설하고 있었는데 색상으로 중국과 대만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 정부의 지침을 어겼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화면 공유에 혼선이 생겨서 벌어진 명백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초청하긴 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 둘째 날인 10일 대만 대표로 초청된 탕펑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은 '디지털 권위주의에 대한 대응'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비정부기구인 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체(CIVICUS)가 각지의 시민권 개방도를 색깔로 표시한 자료를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대만은 개방사회를 뜻하는 녹색으로 중국은 북한, 베트남, 라오스 등과 함께 폐쇄된 사회를 뜻하는 빨간색으로 칠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자료가 나가자 미국 관리들이 난감해 했고 백악관의 지시로 몇 분 후 탕 위원의 영상이 끊겼고 이후 토론 화면에서는 음성만 제공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화면에는 "패널 참석자의 어떠한 의견도 개인적인 견해이며, 미국 정부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고지도 떴다.
 
화면에 해당 지도가 등장하자 미국 관리들은 즉각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했고,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대만을 별개의 나라로 보여주는 해당 지도의 등장에 국무부에 화를 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대만에 불만을 나타냈고 대만 또한 탕의 영상이 잘린 것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주의 정상회담에 앞서 실시된 리허설에서는 중국과 대만이 다른 색깔로 표시된 화면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국무부는 영상이 삭제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면서도 고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화면 공유에 혼선이 있어서 삭제된 명백한 실수일 뿐 백악관이 탕 위원의 영상을 끊으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민주주의 정상회의 웹페이지에서 전체 영상을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대만 외교부도 미국과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소통했다며 양측의 굳건한 상호 신뢰와 우호협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디지털 권위주의에 맞서고 중국 등의 도전에 직면해 민주주의를 강화하려는 정상회담과 상충되는 일로 대만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반복적인 지원 약속이 말처럼 그렇게 단단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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