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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北 미사일 이골 난 한국…천궁Ⅱ로 까다로운 UAE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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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UAE, 우리나라 천궁-Ⅱ 요격미사일 4조원 규모 도입 확정
아크부대 파병, 바라칸 원전 수출 등 그간 긴밀한 협력 이어와
한국 방산 역사상 단일 무기체계 최대 규모이자 천궁-Ⅱ 첫 수출
北 탄도미사일 대응 위해 국산 요격미사일 개발 추진, 수출까지 성사
방위사업청장 "다른 나라와도 수출 계약 협의 중, 성사됐을 때 공개"
"단순 수출 아니라 기술협력"…호주군 K-9도 현지에 공장 지어 생산
신뢰관계와 함께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방산협력' 추진

천궁-Ⅱ 발사대. 한화디펜스 제공천궁-Ⅱ 발사대. 한화디펜스 제공UAE가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항공기·탄도탄 요격미사일 천궁-Ⅱ(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Ⅱ, M-SAM)를 도입하기로 확정지었다. 지난해 11월 UAE 국방부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지 두 달만이다.

이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 첫 수출 사례이자 단일 무기체계 수출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인 약 4조원 규모 계약이다.

탄도미사일은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이자, 특성상 방어보다 공격이 쉬운 무기로 꼽힌다. 이에 대한 방어체계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중동 대표적인 부국인 UAE에 수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한국 무기체계 수출에 있어서 선전이 기대된다.

문대통령 UAE 방문서 MOU 체결…트위터 공개 2개월만에 도입 확정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세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한 뒤 천궁-Ⅱ 계약 건을 포함한 여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천궁-Ⅱ 구매계약이 확정된 데 대해 UAE에 사의를 표하면서, 양국 국방·방산 분야 협력이 비약적으로 확대돼 온 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 파병이 10주년을 맞이했고, 양국은 형제와도 같은 우의와 협력 바탕으로 비약적으로 협력해왔다"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중장기 방산 능력과 국방기술 능력 MOU를 체결하고, 천궁-Ⅱ 사업계획을 원활하게 추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세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세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UAE 정부 2인자인 알막툼 총리는 "세계 최고 수준 한국 기업과 함께 일할 때마다 성과에 대해 감탄하게 되며, 바라칸 원전에 대해서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며 "양국 방산협력에 만족하고 있으며,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이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강은호 방위사업청장도 같은 날 두바이에서 UAE 국방부 무바락 사이드 가판 알 자바리 전력방산차관보와 함께 '한-UAE 방위산업 및 국방기술 중장기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UAE 타와준(TTI)사도 한국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UAE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 방공 체계인 M-SAM을 들여올 계획"이라며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 1천억원) 상당"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천궁-Ⅱ 첫 해외 수출 사례이자, 단일 무기체계 수출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더욱이 강력한 경쟁자였던 미국 패트리엇 PAC-3, 이스라엘·인도 바락-8을 제치고 수출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UAE는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 파병 등 우리나라와 긴밀한 국방협력을 맺어 온 나라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두바이 현지 브리핑에서 "2019년 말 UAE 고위 관계자가 방한한 자리에서 최초로 (천궁-Ⅱ 관련) 협력 의사를 밝힌 뒤 약 2년 동안 업체와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계약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년 7월 한국에서 실행한 품질 인증 사격 시험에 UAE 공군협상단이 초청되어서 실제 품질 인증 사격을 참관하였고, 본격적인 협상을 촉진하였다"고 덧붙였다. 한국 공군도 UAE 공군이 천궁-Ⅱ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노하우 등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北 탄도미사일에 이골 난 한국, 패트리엇 도입하면서도 자체 방공체계 개발

천궁-Ⅱ는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돼 국내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제작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2018년 양산에 착수했고 우리 군에는 2020년 11월 최초 물량이 인도됐다. 유효사거리 50km에 요격 고도는 20km로, 그 이하 고도로 접근하는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서로 역할이 다른 여러 장비가 결합해 만들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화디펜스가 발사대와 적재·수송차량을, 한화시스템이 다기능레이더(MFR)를, LIG넥스원이 요격미사일과 사격통제소를 만들고 이 모든 체계들을 종합해 군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천궁-Ⅱ 체계 중 하나인 다기능레이더(MFR). 한화시스템 제공 천궁-Ⅱ 체계 중 하나인 다기능레이더(MFR). 한화시스템 제공 먼저 적 항공기 또는 미사일이 방어 지역 근처로 다가오면, 다기능 위상배열 방식으로 작동하는 MFR이 표적에 대해 방위·거리·고도 3차원 정보를 획득한다. 이 레이더는 탐지·추적, 전자전, 요격 유도탄 연동 등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탐지·추적, 요격 유도탄 유도, 피아식별, 영역탐지, 요격확인 등 기능과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사격통제소에서 발사 명령을 내리면, 적재·수송차량에 탑재돼 있는 미사일이 발사돼 표적을 향해 날아간다. 요격 방식은 최근 서방권 요격미사일들이 많이 채용하고 있는, 탄두를 직접 운동에너지로 때리는 방식(hit-to-kill)이다.

천궁-Ⅱ 1개 발사대는 요격미사일 최대 8기를 탑재해 이를 연속발사할 수 있다. 이 미사일들은 탄도미사일이 아군을 타격하기 전 얼마 안 되는 시간 내에 요격하기 위해 전방 날개 조종형 형상 설계 및 제어기술, 연속 추력형 측추력 등 세계 최고 수준 기술들이 적용됐다고 LIG넥스원은 설명했다.

천궁-Ⅱ 사격 모습. LIG넥스원 제공천궁-Ⅱ 사격 모습. LIG넥스원 제공우리나라가 이미 도입한 미국산 패트리엇 PAC-3도 종말단계에서 마하 10 정도 속도로 다가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 등 성능이 꽤 우수하다. 하지만 외국산 무기는 유지보수와 성능개량을 외국군과 제작사에 의존해야 하며, F-35A 또는 F-15K '타이거 아이'처럼 보안을 요하는 체계 또는 부품은 우리나라에서 정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 여러 제약이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 뒤 여러 미사일 위협을 코앞에 두고 있는 한국군은 이러한 대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를 국산화하는 데 힘을 쏟아 왔고, 그 결과로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천궁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천궁-Ⅱ까지 전력화됐다. 다만 천궁-Ⅱ가 얼마나 빠른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다.

한화시스템은 한국군에 납품된 천궁-Ⅱ MFR을 UAE 현지 환경과 요구사항에 맞게 개량한 뒤 공급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다른 중동 국가들과 동남아 수출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UAE 신뢰 관계 기반으로 수출 성사…중동·동남아 수출 확대 노린다

관련해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두바이 현지 브리핑에서 'UAE 이외 다른 나라와 수출 계약을 협의 중인 나라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면서도 "성사가 됐을 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이는 무기 수출 협상 특성상 도입 사실이 미리 공개되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거나, 소규모 분쟁이 많은 중동·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국민에 대한 테러 등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동 지역에는 한국산 무기가 상당수 수출돼 있지만 이에 대한 보도는 드문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AE 측이 미국과 이스라엘 무기를 제치고 천궁-Ⅱ를 택했을 뿐만 아니라, 이같은 사실을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데 동의한 이유는 특별한 양국 관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크부대 파병, 바라칸 원전 수출 등 한국과 오랫동안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맺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UAE는 지난 2020년 3월 이란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됐을 때, 현지에 있는 우리 교민들이 테헤란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란은 현재 미국 경제제재를 받고 있어 한국 국적기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인데, UAE와 이란 관계도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강 청장은 이같은 방산수출을 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노력이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범정부적 협의, 즉 서욱 국방부 장관께서 직접 방산 협력을 진두지휘해 주시면서 국방부와 합참, 각 군, 방위사업청 간에 체계적인 역할 분담과 협업이 이뤄졌다"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외교부, 산업부, 수출입은행,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농촌진흥청, 산림청, 국토교통부 등 유관 부처들도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 분야는 대부분 소비(단순 구매)로 인식되기 쉽고, 투자만 하고 나라 지키는 것으로 충분히 역할을 다하는 분야였는데 지난해를 계기로 우리 방산 분야가 수출로 바뀌었다"며 "해외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 분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그전 한국의 방산수출이 단순히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도입국과 기술협력을 함께 추진해 해당국 경제·산업 발전을 도와주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강 청장은 "수출이라기보다는 우방국과 방산협력"이라며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기술협력을 통해 스스로 기술 발전과 산업적 발전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방산 협력이라고 설명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호주가 도입하는 한화디펜스 K-9 자주포도 한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호주 현지에 공장을 세워 여기에서 생산한 뒤 군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러한 방산협력을 위해서는 신뢰관계와 함께 우리 기술에 대한 자신감, 범정부 차원에서 긴밀한 협력, 민감한 기술에 대한 유출 방지 대책 등이 필요하다.

방위사업청 박근영 대변인도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해외 많은 국가들에서 우리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우리 무기 성능과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며 "무기체계 수출 확대는 우리 군 전력 운영 효율성에도 기여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는 상호간 신뢰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국방협력 관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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