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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괌 사정권 화성12형 '고각발사'로 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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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단거리미사일에서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로 국면 전환
화성12형 발사로 모라토리엄 철회에 바짝 다가선 北
화성 12형 고각발사는 '정치적 목적'의 발사로 관측
'괌섬포위사격'의 주력무기 화성12형 존재감 과시
수위조절하며 ICBM 추가 발사로 단계적 접근 가능성
전문가 "美 대북강경책 적용 가능성 고려 北 ICBM 신중 접근 예상"

조선중앙통신 캡처조선중앙통신 캡처북한이 올 들어 발사한 미사일은 주로 단거리 미사일이었다. 극초음속미사일처럼 첨단무기라고 해도 사거리가 1000km이었고, 장거리 순항 미사일이 1천 800km로 그 중 긴 편이었다.
 
그런데 북한이 30일 중장거리마시일 화성 12형을 쏘면서 판도를 바꿨다. 괌섬 미군기지도 사정권에 두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을 향해 보다 직접적인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화성 12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 핵 무력 완성 선언을 하기에 앞서 9월 15일 가진 시험 발사에서 "국가 핵 무력 완성 목표의 종착점에 거의 다 달은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의미있는 미사일이다.
 
북한이 이번에 화성 12형 시험발사를 꺼내 든 것은 북미 관계에서 이른바 '레드라인'으로 불리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의 파기에 바싹 다가섰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성12형 검수사격 진행…화성12형 양산·실전배치 확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자강도 일대에서 발사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이라고 밝혔다.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생산 장비되고 있는 화성 12형을 선택 검열"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장비되다'라는 용어는 '배치하다', '갖추다'(equip) 등의 뜻으로 공장의 설비체계나 무기체계가 실제 배치되었을 때 사용하는 용어로 알려졌다.
 
즉 북한은 무기 생산 뒤 실전 배치된 화성 12형 미사일 중 하나를 무작위로 골라 검수사격시험, 즉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을 진행했다는 의미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7차례 화성 12형을 발사했다. 2017년 4월에 세 차례 실시한 시험발사는 모두 실패했고, 그 뒤 5월 14일과 8월 29일 시험발사에 이은 9월 15일 6차 발사에서 "화성 12형이 전력화됐다"고 선언했다. '전력화'는 사실상 '실전 배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7차 발사는 2017년부터 실전 배치된 미사일을 대상으로 '검열'을 벌인 것으로, 화성 12형의 양산체계 구축 및 실전 배치가 이뤄졌음을 확인한 셈이 된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조선중앙통신 캡처

화성12형 과거와 달리 '고각발사'로 진행…정치적 목적 발사

그런데 북한은 이번에 화성 12형을 발사하면서 정상 각도로 쏘지는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하는 고각발사로 진행됐다"며, "고도는 약 2000km, 비행거리는 약 800km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이런 고도와 사거리는 고각발사가 아니라 30-45도의 정상 각도로 쐈을 경우 4500-5000㎞의 사거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에서 3000km 정도 떨어진 괌 섬 미군기지 등이 사정권에 들어오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17년 8월과 9월 화성 12형의 5차 발사와 6차 발사 때는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 각도, 정상 궤도로 화성 12형을 발사한 바 있다.
 
당시 화성 12형은 일본 북부 열도와 캄차카 반도 사이를 지나 3700km를 날아 북태평양에 떨어진 바 있다.
 
이번처럼 수직으로 쏴서 사실상 수직으로 떨어지는 고각발사로는 미사일의 기술적 진전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괌섬포위사격의 주력무기 '화성12형' 존재감 과시

미사일의 기술적 진전보다는 미국을 향해 화성12형의 사거리와 성능을 상기시키는 '정치적 발사'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2017년 8월 당시 미사일을 담당하는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괌 섬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당시 괌 섬 포위사격의 주력 무기가 바로 화성 12형이었다.
 
북한이 이번 발사와 관련해 특히 "미사일 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로 우주에서 찍은 지구 화상자료"라면서 2장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 열도의 일부가 확인되는 사진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고각 발사로는 미사일의 재진입 기술 검증을 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탄두의 재진입 기술은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발사로 탄도궤적을 그리며 대기권에 진입할 때 검증할 수 있다"며, "북한이 오늘 공개한 사진은 고도 50~60㎞ 정도의 상승단계서 찍은 것으로 재진입 기술과는 무관하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화상 12형으로 미사일 발사 판도 바꾸면서도 수위조절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화성-12형 발사 소식을 3면에 게재하며 내용도 소략하게 소개했다.
 
아울러 발사 검열을 담당한 국방과학원은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했다며, "서북부 지구에서 조선동해상으로 최대 고각발사체제로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 고각발사를 했다는 것이다.
 
괌섬 포위사격에 동원될 수 있는 화성12형의 존재를 확인시키면서도 수위조절을 하는 양상이다.
 
북한이 당 정치국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 철회의 신속한 검토 지시에 이어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 12형을 다시 발사한 것은 핵 능력의 고도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밝힌 각종 첨단무기 개발, 즉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 5천km 사정거리 내 다양한 전략적 대상에 대한 타격 능력 확보, 군사정찰위성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제 모라토리엄의 철회가 불가피하다.
 

北 ICBM 추가 시험발사 유인 있어…어떤 형식으로 진행될까?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8일 핵 무력 완성의 계기로 삼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만 해도 고각발사로 진행됐고 정상궤도 시험발사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북한으로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기술적 성능 확인을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시험발사 유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사거리 1만 km를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궤도로 시험 발사하는 것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북한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에 따라 추가 발사가 이뤄진다면 이번처럼 검수 형식을 빌은 고각발사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 철회 방침에 따라 향후 ICBM 역시 이번 화성 12형처럼 '검수' 형식으로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박원곤 이대교수는 "미국에서 북한 문제가 중국과 연계된다면 현재 공감대를 얻고 있는 미국의 대중 강경책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북한도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ICBM 발사는 신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은 역내 타격이 가능한 중단거리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면서, ICBM은 시험발사 위협을 가하되 미국과 협상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내 분위기가 본토 위협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북한으로서는 전술 핵을 인정받고 ICBM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군비제한'을 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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