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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전문가 "'할아버지 컵 썼다' 발리예바, 위기모면용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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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메타지딘, 경기력 향상시키는 약물
할아버지 약 때문에 검출? 개연성 낮아
약물 검출되려면 하루 사이에 복용해야
금지약물 복용, 선수 건강악화로 이어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광일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이종하 (경희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
 
러시아의 천재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알려진 카밀라 발리예바가 어제 여자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 금지약물검출로 도핑 테스트에 걸렸었죠. 우리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까지 분노의 메시지를 내놓을 정도로 전 세계 빙상계가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 황당한 일이 어떻게 벌어진 건지,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위원이신 이종하 경희대 재활의학과 교수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이종하> 네, 안녕하세요.
 
◇ 김광일> 네, 안녕하세요. 그 발리예바 선수한테 검출된 게 트리메타지딘. 약물 이름은 좀 생소한데요.
 
◆ 이종하> 네.
 
◇ 김광일> 이게 2014년에 중국 수영선수 쑨양 선수한테도 적발됐던 그 약물이라고 하더라고요.
 
◆ 이종하> 네. 바로 그 약물 맞습니다.
 
◇ 김광일> 이게 어떤 약물인지 소개 좀 해 주실까요?
 
◆ 이종하> 이 약물은 협심증 치료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장 내과에서 많이 처방하는 약이고요. 그 협심증은 이제 설명하면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이 있습니다, 심장 근육을. 혈관의 기능이 떨어질 때, 좁아지는 기능들을 협심증이라고 하는데 이 약물을 먹으면 심장 관상동맥의 혈액순환이 증가됩니다. 그러므로 심장 기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제 선수의 경기력이 향상되는 겁니다.
 
◇ 김광일> 운동능력이 더 향상이 되는 거군요.
 
◆ 이종하> 그렇습니다.
 
◇ 김광일> 이게 금지약물 인거죠?
 
◆ 이종하> 네, 그래서 이 약물은 실제 그런 기능을. 선수가 느끼는 어떤 현상은 피로가 감소된다든지 또 경기를 오래 하더라도 경기력을 더 유지할 수 있다든지 이런 장점이 많은 약물이기 때문에 유혹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세계도핑방지위원회에서 절대 금지 약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김광일> 그런데 어제 또 새로운 소식이 들려온 게 발리예바 선수가 도핑양성이 나왔던 게 발리예바의 할아버지의 심장약 때문에 나온거다라고 발리예바 측에서 주장을 했던 걸 혹시 보셨을까요?
 
◆ 이종하> 네. 봤습니다.
 
◇ 김광일> 이게 개연성이 좀 있는 얘기인가요?
 
◆ 이종하> 그거는 이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선수가 이번에 문제가 된 게 (만 16세 이하는) 보호대상자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세계도핑방지 규정에. 보호대상자들은 이런 도핑방지 규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른 성인 선수들의 어떤 규정과는 좀 달리 규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김광일> 몰랐으니까 봐줄 수도 있다?
 
◆ 이종하> 원래 보통 약물은 선수가 고의든 과실이든 무조건 먹으면 징계를 받는데, 16세 이하의 선수는 판단능력이 없기 때문에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로 약을 먹은 것이라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사회자가 설명하신 할아버지 약도 문제가 될 수가 있고요.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 김광일> 일단 좀 조사가 나와 봐야 한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이종하> 네, 그렇습니다.
 
◇ 김광일> 이게 김연아 선수까지 어떤 이런 입장을 그 전에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내지 않았던 것 같은데, 김연아 선수까지 분노하는 메시지 내면서 이슈가 됐는데 예전에 보니까 김연아 선수도 어떤 도핑의 피해자였다고 하더라고요.
 
◆ 이종하> 네. 사실은 (소치올림픽) 같은 경쟁자였던 소트니코바 선수가 2016년 러시아 언론을 통해서 금지약물 복용 의혹 선수 명단에 올랐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에도 이 선수에 대한 의심이 많이 됐는데 정확한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이 종결됐었습니다. 만약에 그 선수가 약물 복용한 것이 적발되었다면 당시 당당히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이 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 김광일> 그래서 아마 이번에 더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요. 청취자 질문 들어오는 거를 하나 여쭙고 가겠습니다. 발리예바 선수가 할아버지 컵에 묻어 있던 약물 성분을 컵을 같이 써서 선수한테 검출이 됐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게 지금 논리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 이종하> 워낙 도핑 검사가 예민하기 때문에 아주 미량이라도 나올 수 있지만… (웃음) 사실은 저는 상당히 선수 입장에서 경기 위기이기 때문에 자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광일> 전문가가 보셨을 때는 그렇게 개연성이 높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종하> 네, 개연성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러나 또 그 약을 계속해서 사용하던.. 그 약은 어느 정도 용량을 먹어야 되거든요. 먹어야 그 소변에 나오기 때문에. 그런데 그렇다 해서 제가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선수의 명예와 그런 문제 때문에 보류를 하겠습니다.
 
◇ 김광일> 그거는 조사를 해 봐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이게 장기간 그 약물을 투약했을 때나 반응이 나오는 거고 한두 번, 컵에 묻어있는 거에 입을 댄다고 해서 검출되기는 어렵다라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이종하> 그러니까 보통 이제 이 선수들이 약물을, 경기효과를 보려면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되고. 그런데 한 번에 먹더라도 그날 시합 당일 날 먹을 경우에는 약물이 검출 될 가능성이 많죠. 그런데 어떤 약물이 항상 검출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이 도핑을 알고 피해서 약을 안 먹게 되면 또 검출이 안 됩니다. 빨리 몸에 배출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이 선수 몸에서 약물이 검출됐다는 건 그 당시 어떤 할아버지 약이 오염되었던, 아마 먹었던 아마 시합 직전에 약을 먹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 김광일> 어쨌든 저는 잘 몰라서 일반인 시선으로써는 납득이 안 가는 해명이고 입장이긴 합니다.
 
◆ 이종하> 네. 이 약물은 성인 선수 외에는 바로 출전 정지가 됩니다. 그런데 이 선수는 완전 지금 징계를 먹은 것이 아니고 아직 그 징계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임시 출전정지만 해지된 것이지 완전히 아직까지 청문회를 거치고 충분한 조사를 하고 난 뒤에 징계 결정이 되면, 이 16세 이하는 출전 정지가 없는 견책부터 2년까지 다양하게 됩니다. 따라서 징계가 다양하기 때문에 선수가 피해를 볼 가능성 때문에 이것을 풀어준 것으로 저는 생각됩니다.
 
◇ 김광일> 결정은 좀 끝까지 지켜봐야겠지만.
 
◆ 이종하> 네.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닙니다.
 
◇ 김광일> 그런데 사실 이런 식으로 뭔가 계속 약물에 대해 관대하게 넘어가게 된다면 사실 다른 선수들, 같이 뛰는 다른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주 답답하고 황당할 노릇이겠습니다.
 
◆ 이종하> 네. 그래서 세계도핑방지기구에서는 이런 금지약물 복용에서 무관용 원칙으로 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자꾸 이런 문제 같은 보호선수라는 명목으로 이런 문제가 생길 때는 일단 다른 선수들이 실망을 하게 되고요. 우리 선수를 지켜보고 있는 일반 국민들도 마음이 많이 상하게 될 것입니다.
 
◇ 김광일> 왜 이렇게 스포츠계에서 계속 이렇게 약물 논란이 계속되는 거라고 보실까요?
 
◆ 이종하> 왜냐하면 약물은 확실히 경기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광일> 확실히 나와요? 먹으면 바로 운동능력이 내가 느낄 수 있는 능력이 확 향상이 되나요?
 
◆ 이종하> 네. 짧은 상태에서는 피로감이 감소된다든지 운동을 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는 현상이 되고요. 장기적으로 복용할 때는 아주 많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약을 접하게 되면 그 약물의 효과 때문에 마약처럼 끊을 수 없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 김광일> 그렇기 때문에 선수 개인에게 혹은 선수한테 그 약물이 도움이 되지 않겠군요, 크게는.
 
◆ 이종하> 결국 선수의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약물을 계속 먹고 과도하게 운동을 하면 선수 몸에 과도한 부하가 오고 심하면 나이가 든 후에 심장마비가 온다든지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양면이 있는데요. 선수 보호와 공정입니다.
 
◇ 김광일> 선수들이 마음에 새기고 들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위원이신 경희대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였습니다.
 
◆ 이종하> 감사합니다.
 
◇ 김광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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