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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해' 집값은?…"단기 상승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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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기대감에 임대차법까지…"올해는 완만한 상승"
"중장기 공급 계획 등 속도 내면 장기적으론 집값 안정"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강북지역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강북지역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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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거래량이 줄며 잔뜩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대선 직후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하며 재건축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집값 상승과 이에 따른 단기적인 집값 상승세는 불가피하겠지만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와 공급 대책을 병행해야 장기적인 집값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선 이후 재건축 시장부터 들썩…"가격 오르니 매물 거두자"

지난 16일 아파트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대선일인 지난 9일과 비교해 전국 아파트 매물 물량은 일제히 감소했다. 매물 감소는 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서울 서초구 매물은 지난 9일 3861건에서 3707건으로 4.0% 줄었고, 서울 용산구(-1.9%)와 양천구 목동(-1.5%),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에서 매물 감소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일시적 배제 등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에 대기하던 매수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된 안전 진단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분양가 통제 등으로 억눌러있던 재건축 사업이 관련 규제 완화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안전진단 등 규제 완화는 시행령 개정 등으로 가능한 만큼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없어도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 중심 집값 상승은 불가피…임대차법發 임대시장 불안도 변수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집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른 집값 상승 분위기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경인여대 서진형 교수는 "(6월) 지방 선거까지는 소비자들이 의사 결정을 미루면서 주택가격은 '약보합'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되고 선거 뒤에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우상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완만한 우상향이 예측되고 재개발·재건축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부동산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세는 미래 기대를 먹고 자란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아파트 시장이 하락세보다는 '강보합'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여름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

2020년 7월 말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값이 폭등한 가운데, 당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시세대로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물건들이 올해 신규 계약되면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시세 수준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 인상과 전세의 월세화는 내 집 마련 수요를 늘리고 집값과 전세보증금 간 차이를 줄여 이른바 '갭 투자'를 수월하게 하며 집값이 낮아질 가능성을 막는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건축 중심 집값 상승 불가피…대출 규제 완화發 불안 적을 듯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붙어 있는 부동산 자금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서울의 한 은행 앞에 붙어 있는 부동산 자금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집값 급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방 빅데이터랩 함영진 랩장은 "한강변이나 강남 등의 80년대 준공 아파트의 경우 '강보합' 나타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가격 고점에 대한 우려가 커 거래의 적극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만큼 관련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전반적인 시장은 '보합'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완화로 인한 집값 불안 가능성도 크지는 않아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고 80%까지 올려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소득을 기반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대한 계획은 나오지 않아 LTV 기준을 상향조정 하더라도 DSR규제를 유지하는 한 고소득자가 아니면 규제 완화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서진형 교수는 "대출 규제 완화는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꾸준한 공급이 장기적 시장 안정 해법…집값 오르더라도 정비사업해야"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공급과 정비 사업이 단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을 초래하겠지만 꾸준한 공급 정책이 장기적인 시장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신규 주택의 공급과 정비 사업 등이 단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더라도, 꾸준한 공급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단기적인 주택가격 상승을 이유로 신규 주택의 공급과 정비 사업 등을 차단한다면 오히려 지금까지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은 강력한 규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방안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우병탁 부동산팀장도 "단기적으로는 주택 가격이 상승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공공과 민간에서) 예정된 (주택) 공급을 안정적으로 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게 되면 가격은 다시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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